유럽도 줄잇는 AIIB행, 한국만'우물쭈물'…TPP꼴나나

입력 2015-03-18 08:55 수정 2015-03-1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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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여부를 두고 정부가 곤혹스런 입장에 빠졌다. 가입을 반대하는 미국과 미국을 견제하려는 중국 간의 신경전이 고조된 가운데 정부의 결정이 미뤄지면서 더 큰 실책을 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AIIB는 지난 2013년 시진핑 주석의 제안으로 중국이 초기 자본금 500억 달러를 투자해 구성됐다. 이는 미·일 중심의 국제금융질서에 대한 중국의 대항마로 해석된다.

특히 미·중 양국이 AIIB를 놓고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이것이 단순히 아시아지역 내 경제기구의 의미를 넘어 아시아 지역 내 역학구도 변화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돈 자석이 미국 우방들을 끌어당기고 있다”면서 AIIB 출범을 21세기 미중 간 권력 이동의 신호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우방국을 중심으로 AIIB 참여 유보를 종용하고 있지만 최초 21개 참여국에 더해 최근에는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도 참여 의사를 밝혔고 호주 역시 당초의 불참 의사를 철회했다.

우방국들의 AIIB 참여로 체면을 구긴 미국은 이에 따라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와 연계해 한국의 불참에 전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한국의 AIIB 가입 유보를 요청한 바 있다. 중국이 이달 말로 가입 시점을 확정하자 지난 17일에는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를 내방하는 등 물밑 접촉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한중FTA 이후 한국과 경제 밀월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중국의 대응 또한 만만치 않다. 중국 외교부의 류젠차오 부장조리는 러셀 차관보에 하루 앞선 16일 이 차관보를 내방해 AIIB 가입을 적극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아직까지 뚜렷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해 10월 베이징에서 “중국 위주의 지배구조 등 일부 이견이 해결되면 가입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 부총리 언급 후 수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서조차 정부의 입장은 원론에 머물고 있다. 실제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7일 AIIB 가입 여부와 관련 “우리 국익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주도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의 AIIB 가입 결정 시기에 대해 "3월 31일이 (창설 멤버로 참여할 수 있는) 시한인 것을 염두에 두고 할지 그와 별도로 할지 그런 것도 다 종합 판단에 들어갈 것이며 이 시점에서 시한과 관련해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불분명한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중요 사안에서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부처의 방침이 불분명해지면서 외교-통상의 '역할부재론'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AIIB 참여는 결국 실리와 명분의 문제로 귀결된다”며 “하지만 결정을 늦출수록 지난 TPP 결정 때와 같이 최악의 자충수를 둘 공산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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