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한미 유정용강관 분쟁’ 본격 재판 절차 시작

입력 2015-02-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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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WTO에 분쟁 패널 설치 요청

우리나라와 미국간 유정용간광 분쟁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유정용 강관은 원유와 천연가스를 채취·생산할 때 쓰는 고강도 강관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작년 12월 우리 기업이 수출하는 유정용 강관에 대해 고율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한 미국을 WTO에 제소한 데 이어 23일 패널설치 요청서를 WTO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WTO는 한미 유정용강관 분쟁에 대한 본격적인 재판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지난해 7월 미국 상무부가 현대하이스코ㆍ넥스틸ㆍ세아제강 등의 국내 기업이 수출하는 유정용강관(수출액 8억달러)에 대해 9.9~15.8%에 달하는 고율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정부는 작년 12월 업계의 요청을 받아들여 WTO에 제소하고 지난달 21일 분쟁해결절차의 첫 단계인 양자협의를 개최했다.

하지만 양자협의에서 별도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고 이날 주제네바대표부를 통해 본격적인 재판 절차인 패널 설치 요청서를 WTO 사무국과 미국 측에 전달하게 됐다. 주요 분쟁들은 보통 양자협의-패널(1심)-상소기구(2심)를 거친 후에야 종료된다.

WTO 분쟁해결양해(DSU) 제 4.3조에 따라 피소국(미국) 제소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양자협의를 진행해야 하며, 제소일로부터 60일 이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제소국(우리나라)은 WTO에 패널설치를 요청할 수 있다.

WTO에 패널설치 요청이 정식 접수되면 오는 4월경 WTO 분쟁해결기구(DSB) 회의에서 패널이 설치될 예정이다. DSB 회의에서 피소국(미국)은 1회에 한해 패널 설치를 거부할 수 있지만 그 다음 DSB 회의에서 패널이 자동 설치된다.

정부는 “미국 상무부가 덤핑마진 계산방법, 조사절차 등에 있어 WTO 협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며 “우리가 승소할 경우 미국은 반덤핑관세 부과 조치를 시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 기업들이 높은 관세를 부과받게 된 것은 미 상무부가 예비 판정시엔 우리 국내 기업 이윤율을 반영해 구성가격(제조원가+판매관리비+이윤)을 산정했다가, 최종 판정시엔 다국적 기업의 높은 이윤율을 반영해 구성 가격을 계산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유정용강관의 약 98%가 미국으로 수출돼 내수가격과 비교가능한 제3국 수출가격이 없어 구성가격에 의한 덤핑율을 산정한다. 또 미 상무부는 반덤핑 과정에서 우리 업체들의 정당한 자료제출 기회를 보장하지 않은 채 고율의 반덤핑 과세를 부과했다.

우리나라는 2013년 기준으로 89만4000톤(8억1700억달러) 규모의 유정용 강관을 미국에 수출했다. 우리측이 승소해 미국 측의 조치가 철폐될 경우, 업계는 연간 약 1억달러의 반덤핑관세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그동안 대규모 덤핑관세 납부 부담에 경쟁국 제품과 가격경쟁력에 밀리게 돼 수출 감소 우려가 있었다. 또 매년 연례재심 조사절차에 응해야 하는 부담도 덜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정부는 우리 기업에 대한 주요 교역상대국들의 부당한 수입규제 조치에 대해 WTO 제소를 포함해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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