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회장 "동부 구조조정, 일방적 강행 없어…합의문서까지 받았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이 동부그룹 구조조정과 관려해 불편한 심기를 비쳤다. 홍 회장은 동부그룹 구조조정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에 "동부측과 합의한 문서까지 받았다"며 "일방적인 구조조정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27일 신년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지난해 동부발전당진·동부인천스틸 패키지 딜 무산은 "동부의 희망가격과 시장에서 평가하는 가격의 차이가 너무 컸다"고 말했다.

그는 "동부제철이 보유한 동부인천공장(동부인천스틸)과 당진의 발전을 묶은 이유는 개별적으로는 동부인천공장은 관심 있는 매수자가 없었다"며 "중국계 회사들이 관심이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매수 의사를 표명한 적이 없어 매도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부에서 1조원이 넘는 희망가격을 냈지만 성사되기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동부그룹은 산업은행이 다른 그룹의 구조조정에 비해 동부그룹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고 볼멘 소리를 냈다. 또 주요 계열사 매각 과정에서 골든타임을 놓쳐 위기로 내몰렸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동부그룹이 구조조정 노력에 소홀하고 김준기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만 골몰했다고 반박했다.

홍 회장은 포스코의 패키지딜 포기 선언에 대해서는 "당시 포스코에서 발전 사업에 관심을 많이 뒀기 때문에 패키지로 매수할 수 없느냐고 의사를 타진한 것"이라며 "이는 동부 측과 협의해서 동의한 사항으로 일방적으로 진행한 사안은 없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동부건설 구조조정과 관련해 홍 회장은 "동부건설은 비협약채권자의 비율이 협약채권 비율보다 높아 비협약채권자에 돈을 물어주면서까지 구조조정을 진행하기 힘들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