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금융시대’ 열린다] 금융이 인터넷에 빠진 날

입력 2015-01-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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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열풍에 ‘인터넷 전문은행’ 급물살… 기존보다 높은 금리·저렴한 수수료 장점

#여성 직장인 김모(31)씨는 최근 주거래 은행을 5년 만에 바꿨다. 자신이 주로 거래하는 A증권사가 설립한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이동한 것이다. 김씨는 적금 등 예금을 묶어두는 용도로 은행을 이용했다. 때문에 김씨는 은행의 지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인터넷과 모바일 뱅킹만 사용했다. 김씨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지점이 없기 때문에 일반은행보다 금리도 높고 24시간 365일 거래할 수 있어 별다른 고민 없이 선택했다.

핀테크(Fintech)가 금융산업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이 가시화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핀테크(금융+기술)’ 열풍에 힘입어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서비스되고 있지만 활성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이 대부분으로, 이제라도 인터넷 전문은행을 통해 서비스와 기술력을 확보하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금융과 은행업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은 현실에서 금융당국이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이 장벽을 낮추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큰 흐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대면채널’이라 불리는 오프라인 영업점을 운영하면서 영업을 하고 있다. 영업점에 직원들을 배치해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 전문은행은 금융 서비스를 오프라인 영업점 없이 인터넷과 콜센터 등의 ‘비대면’ 채널을 통해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오프라인 영업점을 설치하지 않고 오로지 인터넷 공간을 핵심기반으로 삼는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오프라인 사무공간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없앴다. 이에 절감된 영업점 유지관리비를 보다 가격경쟁력이 높은 금융 상품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예금대출 등에서 보다 유리한 금리 또는 각종 서비스에서 저렴한 수수료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인터넷 전문은행의 영업 전략에 따라 이동통신사 및 IT업체, 유통회사 등과 연계한 다양한 제휴 서비스 혜택도 가능해진다.

아울러 시공간을 뛰어넘는 고객과의 양방향 소통과 일대일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24시간 365일, 시간 제한없이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기존 은행에 비해 인터넷 전문은행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강점이다.

하지만 소비자 관점에서 볼 때, 인터넷 전문은행의 서비스는 기존 은행들이 제공하는 인터넷 뱅킹 서비스와 일부 기능적으로 중복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수다.

국내의 경우 인터넷 전문은행이 은행의 자회사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는 유럽은행들이 자회사 형태로 인터넷 전문은행을 두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국내의 경우 지점 기반이 약한 은행을 중심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시장을 개척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비금융업체 주도의 인터넷 전문은행은 엄격한 관리감독이 수반되는 금융환경에 적응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독자적인 은행 설립이 요원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다만 정부의 의지대로 인터넷 전문은행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먼저 본인이 직접 ‘영업점’를 방문해야만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금융실명제법’이 가장 높은 장벽이다.

영업점 없이 인터넷과 모바일, 콜센터를 활용해 예금이나 대출 등 업무를 하는 만큼 비대면 실명 확인을 허용치 않고서는 존립 자체가 어렵다.

금융권 관계자는 “2001년과 2008년 두차례에 걸쳐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이 검토됐지만 금융실명제법에 막혀 무산된 적이 있다”며 “실명확인 위탁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취지에 맞게 대면 확인은 물론이고 비대면 방식까지도 검토할 계획이다. 신분증 사본 등의 서류를 보내거나 몇 가지 방법을 조합하는 식으로 해외 사례에 준해서 정할 방침이다. 공인인증서를 통한 계좌개설이나 인터넷 동영상을 통한 대면 확인 등도 과거 대안으로 거론됐던 방식들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인터넷 전문은행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현 금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자본 소유 4%로 제한) 제도를 완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금산분리 제도를 일부 완화해 이미 일정 정도 성공을 거둔 IT기업, 인터넷쇼핑몰 등이 진출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선진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고객을 다수 보유하고, 자사 플랫폼에서 재화 거래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기업이 인터넷 전문은행업에 진출해 성공했다”고 말했다.

다만 “금산분리를 완화하되 모회사로부터의 은행 독립성 확보와 대주주의 사업 위험이 은행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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