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금융인 릴레이 인터뷰]통폐합 1순위 지점을 영업성지로 만든 ‘미다스의 손’

입력 2014-11-19 11:34 수정 2015-06-1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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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점옥 신한생명 수도본부 본부장

새벽 5시 40분. 이른 새벽 시간에 출근해 230㎞의 거리를 오가며 지점을 순회한다. 김점옥 신한생명 수도본부 본부장이 2011년 호남지역 영업총괄(서부본부) 본부장으로 재직 할 때의 일이다. 신한생명 첫 여성임원이 되고 나서도 늘 현장을 찾는다는 김 본부장은 수도본부로 자리를 옮겨서도 빠른 출근에 주윗 사람의 눈총을 제법 받았다. 하지만 성과를 내고 얻은 이익을 공정하게 나누는 등 직원들에게 다가가자 소통할 수 있었다.

▲김점옥 신한생명 수도본부 본부장이 17일 서울 충무로 신한생명에서 이투데이와 ‘여성 금융인 릴레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생활고에 보험설계사 시작…영업신화 = 김 본부장은 고졸 출신으로 1985년 24살 나이에 동방생명보험(현 삼성생명)에서 보험설계사 일을 시작했다. 신혼 때는 은행에서 350만원을 대출받아 두 칸 짜리 방에서 시댁 식구 4명을 포함해 총 여섯 식구가 함께 살았다.

김 본부장은 “이때 고생하면서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것이 내 큰 장점이다. ‘절대 긍정의 힘’은 30년 직장 생활을 버틸 수 있는 비결이었다”고 털어놨다.

김 본부장은 1991년 삼성생명에서 다시 일을 시작하다가 1994년 신한생명에 스카우트 됐다. 설계사 교육실장 1년 후 전주시내 서신영업소 소장을 해봐라는 권유를 받았다.

김 본부장은 처음 영업소장을 했을 때 여직원 1명에 사무 집기도 없어 막막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한다. 그러나 김 본부장은 포기하지 않고 주변인 10명을 설계사로 모집해 한 달간 생명보험 이론, 금융산업 전반, 재테크 상품 교육을 실시, 이중 7명이 설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1년 반이 지난 후 설계사 45명에 육박하는 영업소로 성장했다. 1999~2000년 2회에 걸쳐 영업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김 본부장은 2003년 덕진지점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지점장으로 받아주지 못 하겠다는 직원들의 쓴소리였다. 당시 지점간 경쟁이 치열했는데, 김 본부장이 설계사 육성실장으로서 타 지점의 시샘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 김 본부장만의 능력이 발휘됐다. 당시 지역에서 가장 부자고객에게 보험료 100만~200만원씩 계약을 바로 받아왔다. 당장 직원들은 “현장 영업에 탁월한 분”이라며 호의적인 태도로 변했다.

2006년에는 군산지점의 구세주로 등장했다. 당시 익산지점과 통폐합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군산지점의 상황은 심각했다. 하지만 김 본부장이 지점장으로 오고나서 18명에 불과한 설계사는 1년 반만에 45명으로 늘어났다. 2009년, 2010년 두번의 지점 분할로 지점이 4개로 불어났다.

신한생명이 지역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곳은 군산이 유일했다. 당시 신한생명 사장인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군산을 영업의 성지로 임명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김 본부장이 군산지점장으로 오면서 했던 일은 집기실 등 지점 가구 배치를 바꾼 것이다. 가능한 모든 것을 다 뜯어내고 책상을 설치해 설계사를 더 모집했다. 점포를 더 넓히거나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첫 여성임원…비전 제시하는 길잡이 될 것 = 2011년 김 본부장은 신한생명 최초 여성임원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김 본부장은 임원이 된 후 지점장에 호통 치는 본부장이 아닌 컨설팅 등 실질적으로 도와주는 본부장이 돼야 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김 본부장은 각 지점에 가서 조회를 하면서 1일 지점장 역할을 했다.

덕분에 2012년 호남지역의 조직 규모와 영업실적을 30% 신장 시켰다. 호남지역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설계사 수는 580명에서 780명으로 32% 증가했다.

2013년 1월 김 본부장은 대면영업 전략적 요충지에 해당하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을 관장하는 본부(수도권본부)의 장이됐다. 와서 보니 수도권의 직원들이 상당히 경직됐다는 것을 발견했다. 선후배 질서와 보호라는 지방 문화와 달리 메신저로만 대화하는 것에 그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김 본부장은 소통과 배움의 자리를 가지는 모임인 COP를 개설하고, 각 권역별 직원들과 대화에 나섰다. 김 본부장이 모임이 열릴 때마다 격려금을 지원하고 모임을 자주 갖도록 독려했다.

업무지원팀의 경우도 청약을 입력하는 선수가 아닌 가족으로 화합시키기 위해 김 본부장은 산행과 노래방 등 스킨십을 자주했다.

김 본부장은 “위엄을 가지고 관리하는 과거의 구태를 난 할 수 없다”며 “문서작업, 엑셀, 파워포인트 등 조회에 필요한 것은 내가 스스로 해결하고 직원들은 가장 멋진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내 일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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