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역구서 전세 산다고 서민 맘 아실까

입력 2014-11-11 10:3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미영 기자 bomnal@

지금은 올해 나랏돈을 잘 썼는지, 내년엔 어디다 쓸지 논의하고 결정하는 시기다. 올해 356조원, 내년엔 376조원 규모에 달하지만 정작 쓸 데는 많고 쓸 돈은 부족한지라 예산 심사가 진행될수록 정부와 야당 사이의 신경전도 극대화되는 모양새다.

그런데 예산안과 관련,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에 나와 여야 의원들의 정책 질의에 내놓는 답변들을 보면 차갑고 고집 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최 부총리는 지난해 8조5000억원의 세수 펑크가 난 데 이어 올해는 세수 부족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 예상하면서도 정부의 잇단 세수전망 오판은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 또 한편으로 그는 “복지가 너무 빠른 속도로 증가해 재정에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이미 22조원이 투입된 4대강 사업 등 야당 의원들의 ‘엉터리 혈세 낭비’ 지적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돈이 부족한 건 경기 탓이요, 복지 확대 때문일 뿐 정부의 책임은 전혀 없다는 듯한 태도다.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해 소득세를 올려야 한다는 야당 의원의 주장에 대해선 그는 또다시 ‘40%의 소득세 한 푼 안내는 국민’을 문제 삼는다. 최 부총리는 굳이 소득이 적은 국민들이 소득세를 못 내는 것이 아니라, 안 낸다고 표현한다. 그가 전방위 압박한 금리인하로 한편에서 전셋값이 폭등하고 있다고 비판하면 “나도 지역구에서 전세 산다”고 받아친다. 서민들의 전세 사는 설움을 이해한다는 듯 들리지만, 그는 강남에 10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갖고 있는 등 재산이 45억원이다.

당초 예상보다 쓸 돈이 부족해 복지를 줄여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면, 정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일부 국민들의 고통이 더 커졌다면 좀 더 낮은 자세로 국민들의 양해와 이해를 구하는 게 맞을 것이다. 그의 뻣뻣하고 차가운 태도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민들을 초라하게 만드는 데다 정부에 대한 신뢰도 주지 못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대통령실 "北 감내하기 힘든 조치 착수…대북확성기 방송도 배제 안해"
  • 단독 빨래 심부름 걸리자 보복성 인사 ‘갑질’…도로공사 지사장 고발
  • [유하영의 금융TMI] 6개 은행, ‘책무구조도’ 도입 앞두고 은행연합회에 매일 모이는 이유
  • 세계증시 랠리서 韓만 소외 [불붙은 세계증시, 한국증시는 뒷걸음 왜]①
  • "'딸깍' 한 번에 노래가 만들어진다"…AI 이용하면 나도 스타 싱어송라이터? [Z탐사대]
  • 중국, ‘우주굴기’ 중요한 이정표 세워…달 뒷면에 목메는 이유는
  • 이혼재판에 SK우 상한가…경영권 분쟁마다 주가 오르는 이유
  • “넘버2 엔진 시비어 데미지!”…이스타항공 훈련 현장을 가다 [르포]
  • 오늘의 상승종목

  • 05.3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641,000
    • +0%
    • 이더리움
    • 5,303,000
    • +0.09%
    • 비트코인 캐시
    • 644,000
    • +0.16%
    • 리플
    • 722
    • -0.82%
    • 솔라나
    • 230,500
    • -1.24%
    • 에이다
    • 630
    • +0.48%
    • 이오스
    • 1,130
    • +0.18%
    • 트론
    • 160
    • +1.91%
    • 스텔라루멘
    • 148
    • -0.67%
    • 비트코인에스브이
    • 84,500
    • -1.69%
    • 체인링크
    • 25,700
    • -0.89%
    • 샌드박스
    • 620
    • +2.3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