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CCTV 불법 감시 의혹 일파만파…성난팬“프런트 물러가라”

입력 2014-11-06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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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폐쇄회로TV(CCTV)를 통해 소속 팀 선수들을 감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성난 팬들은 구단 프런트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은 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롯데 자이언츠는 밝혀진 것만 석달(2014년 4월~6월) 동안 선수들이 숙소로 지냈던 8개 호텔에 대해 최하진 롯데 자이언츠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호텔 CCTV 설치 위치, 녹화 자료 전달 유무 등을 직접 확인했다. CCTV 기록에는 선수들의 외출 및 귀가 기록이 빼곡히 써 있었다”며 관련 내용이 담긴 문건을 공개했다.

심 의원에 따르면 최하진 대표는 선수들이 원정 경기 때 묵을 호텔을 직접 예약했으며, 호텔 측에 CCTV 녹화자료를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해 계약 조건에 포함했다. 호텔 측은 실제로 이 계약 조건에 따라 CCTV 기록을 바탕으로 작성한 ‘원정 안전대장’을 작성해 롯데 자이언츠 측에 건네줬다.

심상정 의원이 공개한 ‘원정 안전대장’에는 울산·광주·목동·대전·인천·잠실 등 원정 지역에 선수들이 머무르고 있던 4월부터 6월까지 석 달에 걸쳐 선수들의 외출 시간, 귀가 시간이 기록돼 있었다. 특히 5·6월에 머문 한 호텔에서는 총 5차례나 선수들의 외출·귀가 기록이 작성돼 있었다.

다만 심상정 의원은 호텔들이 녹화영상 자체를 구단에 건넨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심 의원은 “이러한 위법하고 초법적인 감시행태는 선수들의 인권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야구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참담한 심경”이라며 “이번 입수된 자료가 충격적인 것은 구단 측이 선수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선수들의 사생활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한 것으로 이는 명백히 중범죄”라며 국가인권위원회의 진상조사와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이같은 의혹에 최하진 대표는 5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선수들을 보호하고, 도난사고 방지 등을 위해 CCTV를 활용한 것이며, 선수들에게 동의를 구하라고 분명히 지시했다”고 해명했으나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롯데 구단 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팬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5일 저녁 부산 사직구장에서 100여 명이 참가한 항의 집회를 열었고 일부 팬들은 삭발을 하며 구단 프런트의 퇴진을 요구했다. 앞서 롯데 자이언츠는 올시즌 부진한 성적을 책임지고 사퇴한 김시진 감독 후임자 선정을 놓고 선수와 프런트간 극심한 갈등에 시달렸다. 프런트 측이 신임 감독으로 공필성 코치를 임명하려고 하자 선수단이 “구단 내 파벌인사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정면으로 반발했다. 롯데 구단은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이종운 신임 감독을 선임하며 갈등 수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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