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금융인 릴레이 인터뷰]창립 첫 고객만족 최우수등급 일군 ‘큰언니 리더십’

입력 2014-10-22 10:39 수정 2015-06-12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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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자 신한생명 ACE본부장, FC출신 신한생명 첫 女임원

보험사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험설계사를 떠올릴 것이다. 보험사는 일반 기업에 비해 여성 인력 비중이 높다. ‘보험의 꽃’으로 불리는 영업조직에 여성들이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험업계의 상위 직급에서 여성 인력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금융권에서도 보수적인 조직문화로 소문난 곳이 보험사이기 때문이다. 실제 10개 생보사 가운데 여성 임원은 12명에 불과할 만큼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 유리벽이 두꺼운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척박한 여건 속에서도 재무설계사(FC) 출신으로 임원까지 오른 주인공이 있다. 바로 신한생명의 김민자 ACE본부 본부장이다. 신한생명의 오랜 관행을 깨뜨리고 여성 임원이 된 김민자 본부장은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수많은 여성 보험인들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사진=노진환 기자)

◇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로운 도전 = 제주도 출신인 김 본부장은 지난 1992년 신한생명에 입사하면서 보험업계에 처음으로 발을 내디뎠다. 당시 삼성생명 등 대형 생보사를 제쳐두고 후발주자였던 신한생명에 입사하게 된 것은 좋은 이미지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신한은행 제주지점을 처음 방문했을 때 너무나 산뜻하고 친절해 신한이라는 브랜드에 신뢰가 가기 시작했다”며 “특히 제주도에 재일교포가 많았던 점도 신한생명을 선택하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신한생명 제주지점 FC로 입사한 김 본부장은 다른 FC들보다 두 배, 세 배 이상 노력해야만 했다. 신한생명 제주지점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커피숍에서 임시로 일을 하면서 지점에 물건도 일일이 직접 손으로 옮기며 기반을 갖춰야 했다. 자신의 영업과 지점의 모든 일을 소화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낸 김 본부장은 입사 1년 만인 1993년 영업소장으로, 2005년에는 제주지점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했다.

김 본부장은 제주지점장으로 승진한 뒤 특유의 부지런함과 어머니 같은 포용력을 바탕으로 3년 만에 조직과 업적 규모를 두 배나 성장시키는 능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김 본부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제2의 도약’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다. 2010년 신설되는 서귀포 지점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김 본부장은 “당시 측근들은 안정된 곳을 포기하고 힘든 곳을 찾아가려 하냐며 극구 만료했다”며 “하지만 인생에 새로운 변화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동안 회사에서 받은 것이 많았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하다 결국 서귀포지점을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귀포지점장을 맡게 된 김 본부장은 이후 새로운 것들을 보기 시작했다. 제주지점장 시절에는 실적에만 급급해 앞만 보고 달렸지만 서귀포지점에서는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는 “제주에서 수십년을 살면서도 보지 못했던 것들이 서귀포지점으로 이동하니 보이기 시작했다”며 “수많은 짐들을 내려놓고 새롭게 출발하니 다시 태어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 현장 경험과 특유의 리더십 최초 달성 = 새롭게 출발한 서귀포지점에서 1년3개월간 열심히 생활한 김 본부장. 서귀포지점에서 16명의 설계사를 진두지휘해 첫달에만 1000만원의 신계약을 체결하는 등 놀라운 영업력을 발휘했다.

이런 그에게 보험인 생활 20년 만에 생각지도 못한 제안이 들어왔다. 서울 본사에서 고객만족(CS)부장으로 그를 발탁한 것이다.

CS부장으로 일을 시작하자 주위에서 ‘여자이기 때문에 실패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이런 주위의 평가는 김 본부장의 마음을 다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여자라는 이유로 비난의 눈총을 받을 때마다 오기가 생겼다”며 “여자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후배들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CS부장을 맡으며 가장 먼저 20년 동안 생활한 현장에서의 경험을 CS와 접목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CS의 접점은 곧 FC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특유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소통의 리더십을 통해 고객중심경영과 CS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고, 그 결과 신한생명 창립 이래 최초로 CS부문 최우수등급을 받았다.

김 본부장은 그 성과를 인정받아 CS부장 1년 만인 2012년 본부장으로 승진했고 2013년 1월에는 제휴텔레마케팅(TM)본부장, 2014년 1월 ACE본부장을 맡게 됐다. 신한생명 최초로 여성 임원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 것이다.

신한생명 최초의 여성 임원인 김 본부장은 생활철학이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라고 강조한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현재를 즐기면 최고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그는 “그동안 걸어온 길을 돌이켜보면 자신에게도 너무나 놀랍고 대견하다. 이제는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남은 직장 생활을 마무리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개인적 욕심을 내려놓고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후배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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