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일관적인 외환시장 대처 주문한 삼성ㆍHMC證

입력 2009-10-2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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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銀지점 유동성 규제 소동 이제는 그만"

최근 외국계은행 국내 지점의 본점 외화 차입 규제설이 불거지며 혼란이 커지자 정부가 사실과 다르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서는 등 서울 외환시장내 한바탕 소동이 일면서 정부에 보다 적극적인 외환시장 대처를 요구하는 증권가의 목소리가 새삼 힘을 받고 있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삼성증권과 HMC투자증권. 이들 증권사는 현재 국내 외환시장 여건상 외은 지점에 대한 외화유동성 규제로 환율을 방어하기 어렵다며 외화차입 규제와 관련해 명확한 스탠스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외환 정책이 기본적으로 장기적인 효과를 내기 힘들다는 점과 환율 하락은 방어하면 할수록 되려 하락 압력이 강해지는 게 시장의 속성인 만큼 이를 고려한 단호하고 일관적인 정책 대응만이 시장 혼란을 가라앉힐 수 있다는 것.

먼저 삼성증권은 지난 21일 정부의 근시안적 환율 개입은 오히려 시장의 혼란만 부추긴다며 외환시장 정책 자체가 시장의 큰 문제를 부르고 정책 의도와 전혀 다른 결과를 빚는 결과를 낳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파트장은 당시 모 언론사 기고문을 통해 이 같은 주장을 펼치며 최근 정부의 외환시장 대처가 자칫 실기(失機)로 치닫지 않으려면 "결과를 보다 멀리, 정확하게 내다보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전했다.

최 파트장의 경우 당국이 공기업과 은행의 해외채권 발행이나 외화 차입을 제한하고 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도 당분간 중단키로 결정하는 등 환율 하락 방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외은지점 외화 차입 규모 규제 소문에 채권시장이 출렁였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 이 루머가 확산됐던 지난 16일 국내 채권시장은 외국계은행 국내 지점의 외화유동성 규제가 정부 내에서 검토되고 있다는 루머가 퍼진 영향으로 외국인들이 국채선물시장에서 무려 2만4117계약 순매도를 기록했다.

최 파트장은 정부의 외은지점 외화유동성 규제가 정책 당국자들의 부인으로 이내 없던 일이 됐지만 짧은 기간이나마 채권 시장이 큰 홍역을 치렀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에 진출한 대부분의 외은은 기업과 다른 금융기관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매금융 은행으로, 이들은 차입한 달러를 들여와 통화스왑시장에서 원화로 바꾼 뒤 원화 국채나 통화안정증권을 사들여 한국 국채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거래 구조를 보인다.

이들이 들여오는 달러 자금이 비록 단기 자금에 불과하나 엄연히 외환시장에 안정적으로 달러를 공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외화 차입 규제설이 나온 만큼 시장이 펄쩍뛸 수 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HMC투자증권의 경우 이날 '스왑시장發 불편한 변화,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외환시장 및 스왑시장내 최근 진행되고 있는 이전과 다른 변화가 환율 방어를 위한 외화 유동성 규제 우려에 기인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드러냈다.

이 증권사의 류승선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정부의 외화차입 규제와 관련해 어떤 것도 확정된 것이 없지만 최근 정책 당국의 산발적인 외환시장 개입이 지속되는 한편 같은 맥락에서 국내 금융기관, 공기업, 외은지점을 대상으로 차입 규제가 단행될 것이라는 소문이 스왑스장, 나아가 금융시장내 잠재적 불안 요소로 추정된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스왑시장발 금융시장 불안 우려를 지적하는 것은 실제 10월 들어 원ㆍ달러 스왑포인트가 1개월 미만에서 마이너스 전환한 이후, 6개월물까지 마이너스 상황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스왑시장 내 통화스왑금리(CRS) 하락 속 스왑베이시스 역시 마이너스 폭이 확대됐으며, 이후 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선물 매도를 통해 시장금리 급등을 유발했는가 하면 환율도 전주 말 이후 약 24원 이상 급등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최근 외환시장과 스왑시장내 나타나고 있는 변화가 단지 일시적 변화에 국한돼 단기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과거와 같이 정책 규제 또는 신용위험 확대 등으로 스왑시장 불안 양상이 재현되며 외국인들의 현물 채권 손절매를 통해 채권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 심리 확산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관심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결국 이들 증권사가 지적한 부분은 최근 외환시장내 불거진 외은지점 외화유동성 규제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 곳은 이 루머로 채권시장이 불안해졌다는 것을 지적했고 나머지 한 곳은 스왑시장에서 이상 징후를 포착한 셈이다.

모두 당국의 안일한 외환시장 대처가 시장내 불안 요인을 잠재울 수 있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시사한 것. 정책 당국에서 그간 외은 지점에 대한 외화유동성 규제가 없을 것이라고 수차례 밝혔음에도 보다 일관적인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는 지적은 바로 이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 역시 "외환시장 안정화 대책을 논의하는 태스크포스팀에서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며 "그 쪽은 정책 결정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아닌 데다, 모든 규제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보자는 논의에 시장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라고 이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외은지점에 대한 유동성 비율 규제는 현재까지 검토한 바 없다며 현재 재정부ㆍ한국은행ㆍ금융감독원이 함께 TF팀을 구성해 이런 저런 내용을 검토하고 있지만 정책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고 그럴 단계도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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