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코스피시장이 장중 조정을 통해 차익실현 매물을 무난히 소화하며 4거래일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13일)는 호악재들 속에서 보합권 혼조장세를 연출했으나 뒷심을 발휘해 전약후강의 궤적을 그렸다.
GM의 파산 보호신청 이슈가 재부각되고 보잉, 쉐브론 등이 부진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오전 장 한때 다우지수가 8천선을 하회하는 등 약세를 보이던 뉴욕증시는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관련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는 소식과 실적호전 기대감이 높아진 은행주들의 강세에 힘입어 장 후반 반등세를 탔다.
1350선에서 상승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이날도 변함없이 기관 매물이 쏟아지면서 장중 한때 1320선 초반대까지 밀리기도 했으나 외국인이 매수규모를 늘리면서 상승반전에 성공, 전일대비 4.37p(0.33%) 오른 1342.63p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1253억원 순매수로 4거래일째 `사자'행진을 이어갔고 개인도 230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에 맞선 기관은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3718억원어치를 내다팔며 7거래일째 매도 스탠스를 고수했다.
KSP200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944계약 매도우위를 보인 가운데,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2346억원)를 중심으로 3390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주요증시들이 뉴욕증시 장마감 후 호실적을 발표한 골드만삭스 호재를 선반영하며 일제히 올랐다.
중국 상해종합지수(0.54%)가 정부 지원기대감이 실린 자동차주들을 중심으로 나흘째 오르며 8개월 최고치를 경신한 것을 비롯해 전일 휴장했던 홍콩 항셍지수(4.55%), 가권지수(0.60%) 등이 동반 상승했다. 반면 일본 닛케이지수(-0.92%)는 실적 우려감에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편 환율은 이틀째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증시의 흐름에 따라 거꾸로 출렁이다 전일대비 5.50원 내린 1323.50원으로 마감했다.
상계관세 철폐 하이닉스 강세, 줄기세포•방위산업•로봇株↑
지수가 보합권에 묶이면서 업종별 등락차가 크지 않은 가운데, 대부분 업종이 보합권 혼조세를 나타냈다.
미국증시 은행주들의 강세 영향으로 은행(1.43%) 업종이 오른 것을 비롯해 지주사들이 주로 포진해 있는 서비스(2.17%), 의료정밀(2.35%), 유통(1.68%), 철강금속(1.24%)이 비교적 강했고, 의약품(-1.94%)과 보험(-1.12%), 음식료품(-0.96%) 등은 부진했다.
삼성전자(-1.37%)를 제외한 주요 IT주들이 오름세를 보였다. 하이닉스가 일본 정부의 한국산 D램에 대한 상계관세 철폐 소식에 3.36% 상승한 것을 비롯해 LG전자(3.26%), LG디스플레이(0.16%), 삼성SDI(0.66%) 등이 동반 강세를 기록했다.
기타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경우 포스코(0.93%)와 현대중공업(0.95%), 현대차(0.30%), LG(6.73%), SK에너지(1.68%) 등이 오른 반면, KT(-0.13%)와 KT&G(-3.68%), 두산중공업(-0.24%) 등은 내렸다. 한국전력과 SK텔레콤, 신한지주, 신세계는 보합세로 마감했다.
한편 3월 이후 진행된 랠리과정에서 상승률이 월등히 높았던 급등주들은 증시의 상승탄력이 뚜렷하게 둔화되자 차익실현 매물에 하락변동성이 커지는 종목들이 적지 않았다.
`아이온' 게임의 중국내 폭발적 반응에 힘입어 급등했던 엔씨소프트(-3.17%)가 7거래일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3월 이후 세배 가까이 폭등한 알앤엘바이오는 10거래일만에 10.51% 급락세로 돌변했다. 코스닥 상장 이후 10일 연속 상한가 랠리를 펼치며 주목을 받았던 네오피델리티는 이날 하한가로 돌아섰다.
그 밖에 상승폭이 컸던 이라이콤, 인성정보(이상 하한가), 파나진(-10.06%), 대우차판매(-7.43%)와 종근당바이오(-8.36%), 우리기술(-9.78%), 코오롱아이넷(-12.21%), 중앙바이오텍(-9.60%), 바이오니아(-9.32%), 엠게임(-8.21%), 세코닉스(-4.78%), 쎄라텍(-3.39%) 등의 종목들도 단기간 급등 부담을 숨기지 못했다.
북한의 6자회담 불참 선언 소식에 방위산업주들과 남북경협주들의 등락이 엇갈렸다.
빅텍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것을 비롯해 휴니드(13.67%), 스페코(7.7%), HRS(4.48%) 등의 방산주들이 동반 급등한 반면, 비츠로시스(-5.32%), 로만손(-2.11%), 광명전기(-4.64%) 등의 남북경협주는 약세를 보였다.
국가생명윤리위원회가 제15차 배아연구전문위원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에 인간 체세포 복제배아줄기세포 연구 계획을 신청한 디오스텍이 상한가로 치솟았고, 이노셀, 우리들생명과학, 제넥셀, 코오롱생명과학, 한서제약 등이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은 개인이 약 11개월만에 1천억원대의 순매수(+1049억원)를 선보인데 힘입어 7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서울반도체(-3.96%)가 하루만에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셀트리온(-2.62%)에 내줬고, SK브로드밴드가 SK텔레콤의 SK네트웍스 네트워크 부문 현물출자에 대한 기대감으로 14.02% 급등하며 지수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로봇테마주들에 순환매가 유입되면서 유진로봇(상한가)과 다사로봇(13.21%), 이니텍(8.13%), 다스텍(5.04%) 등이 모처럼 동반 강세를 기록했다.
숨길 수 없는 피로감..변동성 확대 전망
코스피시장이 연중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고 있지만 기관 중심의 경계매물이 적지않게 출회된 탓에 최근 이틀간의 합계 상승폭은 6포인트에 불과하다.
사흘째 기록된 도지형 음봉은 증시가 연속 상승으로 피로가 꽤나 누적돼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최근 고점대에서 나흘간 부쩍 늘어난 거래는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진영과 조정을 염려하는 세력간 공방이 매우 치열함을 시사한다. 횡보 이후 어느쪽으로든 방향이 잡히게 되면 단기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임을 짐작케 한다.
낙관론자는 최근의 증시 횡보를 추가 도약을 위한 움츠림이라고 해석할 것이고, 신중론자는 상승에너지 소진으로 분석할 것이다. 무게중심이 어느쪽으로 기울지는 알 수 없으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시기임은 분명해 보인다.
이날 상당수의 급등주들이 급락세로 돌변한 것은 투자심리가 다소 흔들리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최근 과도하게 오른 종목들에 대해서는 각별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경기선을 돌파한 뉴욕증시도 다소 질퍽거리는 분위기다.
120일선 안착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변곡점 부근을 아직 맴돌고 있다는 해석 또한 가능하다.
웰스파고에 이어 골드만삭스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서프라이즈 실적을 내놓으면서 이번 어닝시즌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금융주들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는 양상이다.
추가 실적발표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금융사들의 실적이 계속해서 예상치 충족 이상으로 나와준다면, 최근 한달이상 진행돼온 글로벌 증시의 랠리가 단순한 금융위기 완화 안도감에 기인한 베어마켓 랠리가 아니라 실적 개선이 뒷받침된 '추세적 변화'라는 공감대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뉴욕증시가 장 마감 후 발표된 골드만삭스의 깜짝 실적과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관련 기자회견을 상승동력으로 이날밤 얼마나 뻗어줄지가 관건이다. 다시 불거진 GM 불확실성이 금융주들의 약진에 묻히는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배불리 먹은후 춘곤증을 겪고 있는 국내외 증시가 졸음을 보약삼아 위로 도약하는지, 아니면 체력을 보강할겸 아예 단잠을 청하는지 지켜본 후 시세에 순응하는 전략이 주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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