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원의 4차 산업혁명] 파란의 경제환경, 기업 변화 적응력 높이며 성장책 찾아야

입력 2022-09-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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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교수, 전 경기과학기술진흥원장

세계 경제가 격심한 난조를 보이고 있다. 국가나 기업이나 경영하기가 매우 어려운 시기다. 지난 2분기(4~6월)에는 미국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유럽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경기 후퇴에 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대책으로 도시 봉쇄(록다운)가 다시 시작됐다. 경제가 금리 인상을 견디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 시각이 확산되면 시장은 더욱 황폐해질 것이다.

뉴욕증권거래소는 세계 경제의 뚜렷한 바로미터다.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감으로 세계의 시장은 파란(波亂)의 전개가 선명해지고 있다. 경제 심포지엄 잭슨홀 회의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긴축 지속과 금리 인상에 강한 의지를 보인 지 약 일주일이 지났다. 그 사이 세계의 주식 시가총액은 약 5조 달러(약 7000조 원)가 줄었다. 환율은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내 일본 엔화 가치는 2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제 긴축이 경제에 가져오는 영향보다는 경제 난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견해에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 증권은 빠른 속도로 각국의 금리 인상이 진행되면서 기업 실적과 경기에 가져올 악영향을 투자자들이 예측해 내기가 어려운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도쿄증권 프라임 시장 상장사의 2022년 2분기(4~6월) 결산은 세계 경기 둔화로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26% 줄었다. 이익 감소는 2분기 연속이다. 엔화 약세로 회계이익이 늘어나는 기업도 많았지만 지정학 리스크 고조에 따른 원자재 강세와 부품 조달난이 실적을 끌어 내렸다.

7월 이후에도 국제 자원 가격의 불투명성이 가시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대만의 정세는 긴박하다. 개도국의 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상장사들은 2023년 3월기 결산에서 전기 대비 3%의 이익 증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좋은 실적을 거두는 기업들이 있다는 이야기다. 닛케이신문은 불투명한 경영환경 속에서 건투하고 있는 기업에서는 몇 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첫 번째 공통점으로 구조개혁의 진전을 꼽을 수 있다. 일본제철은 고로(高爐)의 집약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수요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2023년 3월기 예상 이익률을 6%로 낮춰잡고 있다.

두 번째 공통점으로는 가격 결정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주력 건설기계의 판매 가격을 끌어올린 코마츠는 지난 2분기에 이익을 거의 배로 늘렸다. 고기능 제품과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얹어 이익폭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략이 주효했다.

자원가격 상승으로 좋은 실적을 거두는 기업들도 있다. 종합상사와 석유 등은 2분기에 최고 이익을 경신했다. 이 분야의 기업들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예컨대 미쓰비시상사는 2025년 3월기까지 탈탄소 관련과 디지털 전환(DX)을 포함해 3조 엔(약 30조 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2분기에 대폭 이익이 감소한 상황에서 환경·DX 사업의 확대를 위해 연구개발(R&D)에 자금을 투입하는 히타치제작소와 같은 기업도 있다. 불투명한 환경에서 전략적인 투자가 장기 성장력을 결정한다는 경영 신조를 더 철저히 지키는 모습이다.

지금 한국의 경제환경은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나은 점이 거의 없다.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기업들의 대응도 전례 없는 민첩성이 요구되고 있다. 넓은 시야에서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리스크와 미래의 사업 기회를 분석해 흔들림 없는 성장의 기반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

이런 점에서 한국 기업들은 미래를 위한 전략적 투자에 나서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기업들이 스스로 난국을 극복하며 전략적 투자를 통한 성장대책을 찾도록 활로를 열어주는 환경 조성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9월부터 12월 초까지는 여소야대 정국 아래서의 치열한 예산국회다. 야당은 기업에 우호적인 법안 제정에 협조해야 한다. 여야는 현재의 위기 극복과 국가 미래를 위한 전략적인 예산 편성에 나서야 한다. 여야가 정쟁에 휘말려 앞을 내다보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지금이야말로 매우 절박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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