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銀 외화 조달 능력 한계 드러난 '돈놀이 파문'

입력 2009-02-27 18:56 수정 2009-02-27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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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관계자 "국내 기관 참여 안 했으면 발행 실패했을 것"…산업銀 자화자찬 빈축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외화표시 채권을 발행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은행들에게 달러를 공급해 주고 있는 상황에서 기관들이 이 자금으로 '돈놀이'를 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외화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과 조달 능력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업계에서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해외조달에 성공한 내용을 자화자한 것이 화근이 됐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27일 한 채권매니저는 "국책은행에서 발행한 외화표시 채권에 투자하는 것은 수익을 쫓는 투자자 입장에서 당연한 결과"라며 "한은의 3개월 단기자금을 조달해 5년만기 채권에 투자하는 경우가 어디 있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해외 자금조달에 성공했다고 자화자찬하며 대대적으로 알린 것을 문제 삼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기관투자자들을 문제 삼는 것은 자본주의에서 이해하기 힘들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채권 관계자들이 억울해 하는 것은 점들은 이렇다. 우선 매입자금 출처에 대한 부분이다. 여론은 달러화 공급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한은이 외환보유고를 풀었고 결국 이 자금으로 국내 기관들이 '돈놀이'를 했다는 비난이 일었다.

이에 대해 한은은 "한국은행 또는 정부가 공급한 자금의 일부가 해외채권 매입에 이용됐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은의 자체 자금 및 미국 연준과의 통화스와프자금을 이용한 외환스왑거래(Sell&Buy) 및 외화대출의 만기는 3개월인 반면 산업은행 및 수출입은행 발행 해외채권의 만기는 5년으로서 3개월마다 단기자금을 5년간 계속 만기 연장해 나가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기관투자가들이 1~5년 만기의 통화스와프(CRS)거래를 통해 해외 채권투자 자금을 조달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한은은 최근 CRS시장에 자금을 공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채권업계에서는 비난의 화살이 기관에 쏠리는데 이해가 가지를 않는다는 반응이다. 시중에서 5년물 자금을 조달하면 조달비용이 5~6% 수준인 상황에서 8%대 채권에 투자하는 게 왜 문제냐는 것이다. 통화스왑(CRS)시장에서 조달한 경우 더 큰 수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국책은행에서 외화표시 채권에 국내 기관 참여를 제한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냐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국내 기관 참여를 사전에 차단하던지 채권 발행 능력을 키우면 될 일이라는 것이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국책은행에 막대한 예산과 고액 연봉을 주는 이유는 이런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 아니냐는 것이다. 평소 해외 네트워크를 꾸준히 관리하는 등 자금조달 능력을 키웠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 매니저는"국책은행이 외화채권 발행시 외국투자자에게만 팔았을 경우 목표치를 다 채우지 못했을 것" 이라며 "이 경우 발행 조건은 더 나빠졌을 것" 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채권 관계자도 "국내 기관이 투자하면 해외자금 유입 효과가 없어 문제를 지적하지만 당시 북빌링(채권 입찰서류)이 미달된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20% 정도의 국내 자금이 들어와 그나마 80%의 자금을 이 정도의 조건으로 조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험사 채권 관계자는“산업은행은 지난해에도 일본에서 두 차례에 걸쳐 발행에 실패한 뒤 세 번째 입찰에서 풋옵션 조항을 주고 발행에 겨우 성공한 적이 있다”며“이 당시에도 이 부분은 밝히지 않고 해외자금 조달에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 업계에서는 눈살을 찌부린 적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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