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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코로나바이러스와 마스크 울화병

입력 2020-03-10 18:02

이효영 부국장 겸 유통바이오부장

코로나바이러스의 공포에 눌린 한국 사회에서 지금 가장 화두가 되는 상품은 마스크다. 마스크를 떠올리면 국민 대다수가 짜증부터 난다. 심지어 울화가 치밀기도 한다.

바이러스로부터 나를 비롯해 내 가족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줄 꼭 필요한 상품인데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 스트레스가 극심하다. 여기에다 정부의 계속되는 뒷북 정책으로는 앞으로도 상황이 좀처럼 나아질 것 같지 않은 불신감이 깊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스크를 잘 착용하라고 강조하더니 수급 대란이 일어나자 ‘3일 써도 괜찮다’, ‘면 마스크도 안 쓰는 것보다 낫다’, ‘안 써도 된다’는 식의 말 바꾸기로 국민 속을 뒤집어놓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발생 이후 정부가 보여준 마스크 대책은 총체적인 난국 그 자체다. 가장 큰 문제는 발생 후 몇 주가 지나도록 마스크 수급에 불균형이 생길 것이라는 예측을 전혀 하지 못한 점이었다. 중국 봉쇄 다음 날인 1월 24일 의료용 마스크 수출금지, 2월 6일부터 마스크 가격통제에 들어간 대만이나 1월 31일 마스크 수출을 금지한 인도 정부의 대응과 한참 대비된다.

본래 국내 마스크 시장은 500억 원 규모에 불과했고 130여 개 생산업체도 대부분 영세했다. 이들 업체가 생산할수 있는 하루 최대 캐파는 1100만~1300만 개다. 우리 나라 인구 5000만 명에게 이런 생산능력은 하루에 5명에게 1개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불안해진 국민들은 여유분을 비축하고 싶은 가수요 심리가 생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수급 불균형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수급 불균형 상황을 매점매석 문제라고 치부하며 탁상행정으로 안이하게 대응했다.

코로나 발생 이전에 남아 있던 마스크 재고가 1월까지 중국에 상당량 수출된 것은 되돌릴 수 없다 하더라도 2월 이후 수요 공급만 제대로 계산하고 대응했더라면 이렇게까지 상황이 악화되진 않았을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 말 마스크 긴급수급 조치를 발동해 수출을 제한하고 약국, 우체국 등 공적 판매처를 통해 공급한다고 발표하면서 수요를 감당하기에 충분한 생산능력이 있으니 정부를 믿으라며 섣부른 조기 해결을 약속했다. 하지만 주먹구구식 수급 계산은 틀렸고 결국 온 국민이 추위와 바이러스 전염 우려 속에서 공적 판매처 앞에 긴 줄을 서게 만들었다.

더욱이 내놓은 뒷북 대책들마저 시장경제의 원리를 거스르면서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공급이 부족하면 공급자에게 인센티브나 유인책을 제시하고 가격을 올려줘서라도 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생산을 늘리면 원료 조달, 설비 확충, 추가 인건비 등으로 인해 원가가 올라가는 것은 경제논리의 기본이다. 실제로 마스크의 핵심 원재료인 멜트블로운(MB) 필터는 그간 70%가 국산, 30%가 중국산이었는데 중국산 재료가 이전처럼 원활하게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니 원재료 공급은 달리고 가격은 치솟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생산 원가나 물량을 생산 기업의 조건에 최대한 맞춰주고 공급을 늘리는 데 힘쓰기는커녕 정부 원칙대로만 밀어붙이려다 일부 업체가 손해를 감수할 수 없어 생산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영세한 마스크업체들 사이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한다 한들 5~6월이면 날씨 때문에라도 마스크를 쓰지 못할 텐데 이 호황이 언제까지 가겠냐는 우려가 높다. 장기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갑자기 생산량을 확 늘리거나 시설 투자를 확대할 수 없는 것이다.

급기야 ‘마스크 5부제’라는 배급제가 시작됐음에도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1주일에 2장의 마스크도 사기 쉽지 않다. 특히 현장에서 줄을 서야 살 수 있는 방식은 노약자, 자영업자 등에게 그림의 떡이다.

다행히 마스크 5부제의 시작과 함께 온라인상에서는 ‘마스크 안사기 운동’(마스크 양보 운동)이 서서히 일고 있다. 나보다 더 필요한 사람, 더 구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마스크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지혜와 배려의 움직임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코로나 우울증에, 마스크 울화병까지 도지는 이 와중에도 성숙한 시민의식이 살아 있다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위협을 함께 극복해낼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품어본다. h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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