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 공포에 베팅한 개미

입력 2020-03-0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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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심각하다. 장 마감 후 담보부족 계좌 수가 급증한 걸로 집계됐다. 증시도 안 좋은데 반대매매 물량까지 나오면, 추가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증권사 지점 영업 직원의 말이다. 코로나19로 주식시장도 패닉에 빠졌다. 2월의 마지막 거래일, 코스피는 장중 1980선까지 떨어졌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가 지속적으로 발을 뺐다. 지난 2주간(2월 17~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인, 기관은 각각 3조8926억 원, 7121억 원을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 매수세는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개인은 4조1830억 원을 사들였는데, 이는 외인, 기관 물량을 모두 받아낸 것으로 해석된다.

개인 매수세는 코로나19 테마주에 집중됐다. 코스피, 코스닥 내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 주가는 약세를 보였지만, 테마주는 연일 급등했다. 마스크를 시작으로 진단키트, 백신개발, 음압병실, 원격교육, 택배, 종이제지 등 여러 테마주로 매일 수급이 쏠렸다.

시장이 어지러울수록 ‘재료’를 찾아 주가를 띄우는 비정상적인 행태가 먹힌다. 심지어 실체가 불분명한 기업도 테마주로 엮여 급등락을 반복했다. 회사 측에서도 코로나19 테마와 상관없다고 해명했지만, 주가는 기대가 아닌 광기로 움직였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테마주에 대해 비정상적인 흐름을 집중 감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약발이 먹힌 건 수급과 테마의 순환이었다.

개인투자자만 사들이는 시장에서 신용거래가 늘어난 점도 우려를 더한다. 지난달 11일부터 전체 신용거래융자는 10조 원 대를 유지하고 있다. 하락장이 이어질 경우, 신용거래융자를 이용한 개인투자자에겐 자금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보유 종목의 주가가 급락하면 신용거래계좌에서 담보부족이 발생하고, 이를 채우지 못하면 2회차 담보부족 이후 반대매매가 발생한다. 개인투자자 손실은 눈덩이로 불어나고, 급하게 쏟아진 매물에 증시는 추가로 하방 압력을 받게 된다.

시장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돈을 번 이는 누구일까? 테마주로 엮여 주가가 급등했을 때, 주식을 매도한 기존 대주주일까? 재료와 기업을 엮어 정보를 뿌리고, 단기 수익을 얻은 집단일까? 하락장에 신난 공매도 세력일까? 어찌 됐든 수급이 제로섬인 상황에서 테마가 소멸된다면 손실 주체는 뚜렷해진다.

전설적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주식이 바보보다 많은지, 바보가 주식보다 많은지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코로나19가 어떤 식으로 종결될지 아무도 모른다. 시장이 바닥으로 치달을수록 현명한 투자 전략이 빛을 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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