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요즘 애들’과 펭수

입력 2019-12-1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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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선 유통바이오부 기자

“나 때는 말이야~ 요즘 애들은 말이야~”

‘나’와 ‘요즘 애들’, 어떻게 다를까. 누군가 우스갯소리로 건넨 이야기 중 무릎을 탁 치게 한 ‘나’와 ‘요즘 애들’의 구분법이 있다. 상사가 “A가 어딨지?”라며 물건을 찾을 때 멀더라도 기꺼이 가져다주는 게 ‘나’라면, ‘요즘 애들’은 가만히 앉아서 그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기만 한다는 것이다. 꽤나 그럴싸한 구분법 같아서 친구들 만날 때마다 요즘 애들에 속하는지 물었다. 하나같이 하는 말이 “요즘 애들처럼 행동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지만 ‘나 때는 말이야~’처럼 벌떡 일어나 물건을 가져다줄 것 같다”는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을 참지 않고 당당히 내뱉는 것’이 요즘 애들의 특성이라면, 내 주변엔 요즘 애들다운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훨씬 많은 것 같다. 대개는 꿈틀대는 것 하나쯤 속에 지니고 있지만, 시원하게 내뱉지 못하고 뒤에서 끙끙대기 일쑤다. 또, 하고 싶은 말을 반쪽이나마 쏟아냈다가 뒤늦게 후회하고 의기소침해진다. 사회와 언론은 우리 세대를 ‘할 말 기꺼이 하는 세대’로 규정했지만, 경험에 비춰볼 때 그것은 대부분의 모습이 아닌 극히 일부의 모습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EBS 연습생 ‘펭수’는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잘하는 것, 못하는 것을 정확히 표현하는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고, 연습생 신분이지만 EBS 사장의 이름을 과감히 언급한다. 펭수를 보고 있으면 사회생활에 필요한 적당한 예의ㆍ배려ㆍ존중은 온데간데없다. 지켜야 할 선을 대놓고 넘는다. 하지만 움츠러들거나 당황하는 기색 없이 언제나 당당하고, 현실에서 시도조차 못 할 행동을 해낸다. 펭수는 그야말로 업그레이드된 ‘요즘 애들’이다.

우리는 아슬아슬한 경계 위에서 선을 넘지 않기 위해 말과 행동을 수없이 고민한다. 그러면서도 적정 수준의 예의ㆍ배려ㆍ존중을 장착하는 건 필수다. 그것이 훨씬 더 익숙한 우리는, 펭수에 열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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