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성의 글로벌 인사이트] 세계경제 위기 ‘경고’: 우리경제의 대책은?

입력 2019-09-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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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곳곳에서 세계경제에 경고음을 내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14일 장단기 금리역전 상황이 발생해 세계경제의 침체 조짐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고,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은 합의에 이를 듯하다가 불의의 이슈가 불거져 원점으로 회귀한 수차례의 경험이 있다. 유럽에서는 영국이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감행하려는 존슨 총리의 강경한 태도로 유럽 금융시장이 혼돈에 빠져 있다. 한편, 7월 4일 일본의 수출규제로 시작된 한-일 간의 마찰은 지난 2개월간 보복과 맞대응으로 끝을 모르는 대치상태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9일 노벨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만 교수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동아시아에서 촉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였다. 중국을 겨냥한 발언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중국은 ‘투자의 블랙홀’, ‘세계의 공장’으로서 외국 자본을 받아들여 성장해왔다. 그 과정에서 기업 부채는 엄청나게 늘어났고, 이를 또 다른 투자와 국영 은행의 융자로 버텨왔다. 중국 당국은 중국 기업의 이러한 폰지(Ponzi)게임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중국 4대 은행 대출의 80%가 국영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보고서는 투자자들의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상황에서 미-중 간 무역분쟁이 계속된다면, 미국 자본의 탈중국 행렬은 과중한 부채 부담이 있는 중국 기업의 줄도산으로 이어져 글로벌 경제위기의 촉발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 기업은 지난해 국내 투자의 4배에 해당하는 금액의 투자를 해외에 했고, 그중 상당 부분이 미국(21.7%)과 중국(홍콩 포함 16.6%), 베트남(6.4%) 등 동아시아에 집중되어 있다. 1997년의 외환위기가 한보와 기아의 과중한 부채로부터 촉발된 외국의 자금 빼가기가 원인이 된 것을 생각하면 중국 기업의 부채 위기가 야기할 우리 경제에의 충격은 상상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경제가 ‘퍼펙트 스톰’을 맞고 있다고 한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대중 수출 감소와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산업의 충격, 그리고 홍콩 시위로 인한 수출 감소와 금융시장 마비까지 3중의 대외 위험요소들이 우리 경제를 뒤덮고 있는 상황에서 8월 소비자물가가 1965년 관측 이래 최초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그간 소비와 정부 지출로 수출 및 고정자산 투자 감소를 메꿔 왔던 우리 경제에서 소비마저 돌아선 상황이다.

공급 충격이 아닌 유효 수요의 부족으로 인한 소비 감소는 그 충격이 오래간다는 특성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외부적 위험요인을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 긴급히 점검하고 대비책을 준비하는 것이 외부 의존성이 높은 우리 경제로서 시급한 과제가 아닐까 한다. 우리 경제는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엄청난 충격을 경험한 바 있다. 당시 기업들의 연쇄 부도사태와 부동산 시장의 몰락 경험은 지금 그나마 수요 여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부동산 투자와 가격 상승이 얼마나 큰 충격에 노출되어있는지 가늠할 수 있게 한다.

경제는 유기체로서 경제주체의 심리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생존에 필요한 영양분을 외부에 의존하는 정도가 큰 우리 경제는 외부에 크게 영향받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빠른 속도의 고령화와 세계적 저출산 상황으로 외부 충격에 대한 반응 속도가 느려지고 방어적 심리가 지배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지금은 다가올 충격에 대한 대비책을 꼼꼼히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건강한 유기체는 외부 충격에 잘 대응하고 오히려 이러한 충격의 경험을 학습효과를 통해 강건한 체질로 만드는 힘이 있다. 지난날 두 차례의 위기 경험이 우리 경제를 진정으로 강건한 체질로 만들었는가를 테스트하는 시험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 그나마 받쳐주고 있던 정부 재정이 내년부터는 60조 원의 국채 발행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3.6% 수준으로 건전재정 규모를 초월하고, 이후 3년간 3.9% 규모까지 확대된다고 한다. 재정투입 이외의 다른 수요관리 대책으로 위기에 대처할 수단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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