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명장을 찾아서] 재료 중요한 日食…전국 産地 돌며 데이터化

입력 2017-05-1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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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용 그랜드 하얏트 서울 카우리 헤드셰프…특급호텔 재단장해 셰프 5명 이끌며 스시바 자존심 세워

▲정수용 카우리 헤드 셰프가 모던한 콘셉트의 스시 테이블을 배경으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제공 그랜드 하얏트 서울
▲정수용 카우리 헤드 셰프가 모던한 콘셉트의 스시 테이블을 배경으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제공 그랜드 하얏트 서울

“한식은 가장 한식다워야, 일식은 가장 일식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카우리 레스토랑의 스시와 사시미는 일본 본토의 맛을 잘 담아내기 위한 노력이 담겨 있다.”

최근 서울 남산에 있는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의 미식골목인 소월로 322의 스시바 ‘카우리’에서 만난 정수용(37) 헤드셰프가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만의 요리철학으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조리사는 요리를 잘해야 된다는 생각이다. 이것 하나면, 나중에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 그가 만든 간장에 절인 고등어(츠케사바)을 먹어보니 특유의 감칠맛을 자랑했다. 두툼한 계란말이 위로 달콤한 캐러멜향이 감도는 설탕이 씹히며 풍미를 더했다. 해사한 인상의 정 셰프가 눈앞에서 한점 한점 건네는 스시마다 정성이 담겨 있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지난해 10월 F&B 공간을 전면 재단장한 ‘322 소월로 프로젝트’를 통해 미식과 트렌드를 즐기는 젊은 고객의 특급호텔 유입을 크게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978년 개장 이후로 약 38년간 운영해온 일식당 아카사카를 모던 스시바 ‘카우리’로 리뉴얼하는 결단을 내렸고, 카우리는 오픈 6개월째인 최근까지 주중 80% 이상, 주말 95% 이상 꾸준히 이용객을 유입, 재방문율 역시 오픈 첫달과 비교해 20%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성과는 서울 청담동의 유명 스시 전문점인 스시모토의 총괄 셰프, 미국의 리츠칼튼 네이플 호텔 등을 거친 정 셰프가 새로 수장을 맡으며, 5명의 셰프와 8명의 직원을 이끌고 스시바의 자존심을 세워나갔기 때문이다. 특히, 메뉴를 정해놓지 않고 주방장이 그날 가장 좋은 재료를 이용해 알아서 음식을 만들어내는 형식인 ‘오마카세’(주방장 특선)는 손님들이 많아 재료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그는 일식 요리에서 재료의 역할을 가장 으뜸으로 꼽았다. 그의 오마카세는 숙성회를 이용하는 것이 특징으로, 재료의 감칠맛을 더하고자 밥(샤리)의 간을 담백하게 하고, 저마다 재료를 각기 다른 숙성 시간과 손질법으로 관리해야 한다. 특히, 부패하기 쉬워 재료 손질과 맛을 내기 까다로운 고등어, 전갱이 등 등푸른생선을 이용한 시메사바, 츠케사바가 그의 특별 메뉴다.

▲서울 남산에 있는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의 미식골목인 소월로 322의 스시바 ‘카우리’ 매장.
▲서울 남산에 있는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의 미식골목인 소월로 322의 스시바 ‘카우리’ 매장.

정 셰프는 “일식요리는 그 어떤 요리보다 재료의 역할이 중요하다. 신선한 재료를 바탕으로 그 맛을 가장 잘 살려 고객 앞에 내놓는 것이 그다음으로 중요하다. 그 맛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는 전적으로 조리사의 능력에 달렸기 때문에 요리를 잘하려면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이를 위해 정 셰프는 앞서 3년간 주중에는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주말에는 전국 모든 산지를 돌아다니며 국내에서 나는 다양한 어종을 먹어보고 다뤄보는 경험을 해봤다고 한다. 무엇보다 그는 “일본인 스승과 6년간 함께 일한 경험과 가장 좋은 생선을 선별해낼 수 있는 능력(식자재 수급), 고객의 취향을 재빨리 파악하고 가장 좋아할 만한 방법으로 요리를 구현해내는 것이 자신만의 요리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카우리’의 점포 이름이 유래한 스시 카운터 테이블은 뉴질랜드 마우리 원주민의 전설과 얽힌 4만~5만 년으로 추정되는 카우리 통나무로, 정갈하면서도 분위기를 더한다. 카우리의 스시 카운터에 앉으면, 맑고 깨끗한 눈망울의 정수용 셰프가 건네는 신뢰할 수 있는 맛과 품질의 스시를 즐기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정 셰프는 “제철 식자재를 사용하는 스시바로서 카우리에서는 계절감을 가장 신경 쓸 뿐 아니라, 스시 카운터에서의 고객의 필요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조리사의 센스 또한 중요하게 여긴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38석 규모의 작은 레스토랑인 만큼 다녀간 손님의 얼굴, 대화, 취향을 기억하는 일 또한 신경 쓰고 있다”고 전했다.

JW 매리어트 서울 호텔의 일식당 미카도의 홀직원으로 시작해 20대 중반의 나이에 비교적 뒤늦게 요리계에 입문한 그는 예술가를 연상시키는 일본인 스승을 만나 일식의 도를 익혔다. 정 셰프는 일식 셰프가 된 이유에 대해 “(스승은) 창의적이고 아름다운 요리를 하는 전문가였다. 예술가와 같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만들어낸 것을 가지고 고객과 의사소통하며 보람을 느끼는 외국 셰프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친숙하게 느끼는 일본요리를 제대로 배워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여름에는 통유리창 너머로 아찔한 수영장이, 겨울에는 꼬마전구가 반짝이는 아이스링크가 펼쳐지는 그랜드 하얏트 호텔 스시바 카우리의 아름다운 전망 속에서 정수용 셰프는 오늘도 ‘다시 오고 싶은 스시바’를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전국의 좋은 재료를 찾으러 돌아다니며 많이 찾아보고 먹어보고 했던 기록과 데이터가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일식은 또한 손맛에 달렸다고도 합니다. 재료를 가장 좋은 맛을 내도록 숙성시키는 것은 워낙에 변수가 많은 일이라 하나하나 실험해보고 맛을 보는 일련의 과정들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일식은 극도로 민감한 재료를 어떻게 다듬는지 방법, 재료를 대하는 태도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지고 손님의 반응이 달라지지요. 언제나 고객에게 가장 좋은 음식을 대접해 드리고 싶은 욕심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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