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반칙] 팀 쿡의 초강수…‘포켓몬 고’ 마법에 올라타다

입력 2016-09-08 10:23 수정 2016-09-0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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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일본 게임업체 닌텐도의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와의 제휴’라는 초강수를 뒀다. 이날 발표된 신제품들은 시장의 기대에 거의 부합했지만 올 여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킨 포켓몬 고와의 제휴 카드에 시장은 일단 환호했다.

7일(현지시간) 애플의 미디어이벤트가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 장내는 예년과 달리 청중들의 한바탕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대형 스크린 화면에 달리는 슈퍼마리오가 깜짝 등장했기 때문이다. ‘마리오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미야모토 시게루 닌텐도 대표는 이날 청중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애플 신제품 공개 행사 연단에 등장, 애플과의 협력 체결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이와 함께 ‘슈퍼 마리오 런’ 게임 신작이 연말 애플의 앱 스토어에 출시되고, 포켓몬 고를 애플워치2에서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닌텐도가 자사 게임콘솔 기기 이외에 타사 단말기에서 슈퍼 마리오 게임을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역의 도움을 받아 슈퍼 마리오 런 게임 시연을 하자 관객석에서는 웃음이 흘러나왔다. 시게루 대표는 유료 게임인 슈퍼 마리오 런이 당분간 애플의 모바일 기기에서만 독점 제공되는 점을 강조했다. 애플 운영체제 iOS 10에서는 아이메시지에 슈퍼 마리오 이모티콘이 독점적으로 제공된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아이폰7과 애플워치를 비롯한 애플의 신제품에는 시장이 원했던 혁신도, 디자인적으로도 큰 변화는 없었지만 시장은 전혀 예상치 못한 포켓몬 고와 슈퍼 마리오의 등장에 기대를 걸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애플 신제품 공개 행사의 가장 큰 이슈는 바로 닌텐도와의 제휴였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출시 전부터 아이폰7이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는 애플에 구명줄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고조됐었다. 아이폰7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별 것 없을 것”이라는 회의론 때문이었다. 실제로 쿡 CEO에는 기능이나 디자인 부문에서 이러한 비관론을 뒤집을 만한 카드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개된 아이폰7의 주요 특징은 듀얼 카메라와 방수 기능, 무선이어폰 제공 정도로 대부분이 업계의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들이었다. 제품 디자인 역시 이전 모델에서 큰 변화는 없었다.

이에 쿡 CEO는 비밀병기로 닌텐도와의 제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슈퍼 마리오의 경우 지난달 브라질 리우올림픽 폐막식에서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2020년 도쿄올림픽 홍보를 위해 마리오로 분장해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는 그동안 몰랐던 연령층에게도 슈퍼 마리오 캐릭터가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포켓몬 고는 출시 한 달 만에 5000만 건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한 인기 게임이다. 쿡 CEO도 이번 닌텐도와의 제휴에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앱 스토어의 인기 카테고리에 50만 개 이상의 게임이 있지만 ‘사람’이 부족했다”면서 “이런 와중에 슈퍼마리오가 앱스토어에 입성하게 돼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닌텐도와의 제휴가 애플 실적에 직접적으로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이번 양사의 제휴의 수혜자는 애플이 아닌 닌텐도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뉴욕증시에 상장된 닌텐도 주식예탁증서(ADR)은 28% 넘게 폭등했다. 반면 애플의 주가는 정규거래에서 0.61% 상승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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