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소규모 농업 틈새시장을 잡다 … 밭 고추냉이 재배

입력 2013-12-1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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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와 연구자가 함께 만드는 현장농업 이야기 30

고추냉이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와사비’의 우리말이다. 이 작물이 최근 농가로부터 주목받는 이유는 재배기술 발달과 소비시장 확대 때문이다. 고추냉이는 그동안 주로 논에서 벼처럼 물재배를 해왔으나, 강원도농업기술원에서 밭에서도 수확이 가능한 밭고추냉이를 보급한 바 있다.

밭고추냉이는 정식 후 45일이면 수확이 시작되고, 이후 3년간 수확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재배면적 확대가 쉽고 경제성 역시 높다. 소규모 가족형 농업이 가능해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특화시킬 작목으로 육성하기에 적합한 작물이다.

◇밭 고추냉이, 고랭지 대체작목으로서 급부상

강원도에서 고랭지 채소로 쌈채를 생산하던 농가들이 최근 새로운 소득 작목으로 밭고추냉이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밭고추냉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랭지 대체작목으로서 밭고추냉이의 보급 및 확대 전략의 필요성도 부각되었다.

강원도농업기술원에서는 고추냉이 보급 및 확산을 위한 3단계 전략을 수립, 순차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단계는 물재배 적지탐색, 2단계는 고랭지 밭재배 기술개발, 3단계는 조기 보급 확대를 위한 채종 및 대량 육묘기술 개발이다.

2014년부터 직접 고추냉이 종묘를 생산하여 사용할 예정이라는 강원도 삼척시 정의준 농가는 “밭고추냉이는 현재 200평 정도를 시범재배하고 있는데 이정도 재배면적이면 종묘가 6,500주 정도 들어간다. 종묘가격이 1주당 450원으로 상당히 비싼 편이라, 직접 종묘를 생산하면 약 400만 원 정도의 종묘 구입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소농 현장접목 연구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삼척시의 2개 농가는 모두 채종 및 종묘 생산기술을 습득하여 자체적으로 재배가 가능한 상황이다.

◇밭고추냉이의 성장가능성에 주목하다!

밭고추냉이 채종 및 종묘 생산기술이 접목된 강원도 삼척시의 2개 농가는 모두 해안을 끼고 있는 고랭지라는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본 연구사업은 ‘이 같은 지역에서도 밭고추냉이의 경제성 있는 재배가 가능한지를 확인하고, 밭고추냉이 재배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킬 수 방법을 찾기 위해’시작됐다.

밭고추냉이 현장접목은 단순히 시설과 종묘를 지원한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생산농가 스스로 병충해 방제와 하우스 내 온도조절을 위한 노하우를 축적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야 하며, 동시에 판로 확보가 가능해야만 순조롭게 진행이 가능하다.

다행히 삼척시 김원구 농가와 정의준 농가<사진>는 지난 2년간의 강소농 현장접목 연구사업을 통해 재배기술에 대한 노하우와 채종 및 종묘생산 기술을 습득, 향후 자체적인 사업 확장 및 진행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삼척시 정의준 농가는 “강원도농업기술원에서 채종 및 종묘생산, 재배 등 기술지원과 삼척시농업기술센터에서 시설 농자재 지원을 해줘 큰 무리 없이 재배를 진행할 수 있었다”며, “하우스 온도조절이나 방제에 경험이 부족해 걱정했지만 이제는 노하우도 쌓이고 자체적으로 종묘생산기술까지 습득하였기 때문에 생산규모를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밭고추냉이 재배는 여름이 관건이다

밭고추냉이 재배는 사계절 중 여름이 가장 힘들다. 섭씨 18도 정도가 적정생육 온도이기 때문에 환기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75~80%정도 빛을 차단하고 해충유입을 방지하는 방충망이 설치되어야 한다. 묵입병, 배추좀나방 같은 병충해 발생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재배의 어려운 점이다.

이 같은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몇 가지 방법을 활용했다. 첫째, 가급적 7~9월까지는 밭고추냉이 생산을 자제하는 방법이다. 더위와 고온성 병충해에 약한 특성 때문에 생산 자체를 줄이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둘째, 잘 갖춰진 시설을 활용하여 고온으로 지하부가 생육하지 못하고 고사하거나 무름병 피해를 입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는 방안이다. 관수량을 최대한 억제하고 지상부를 수확하지 말고 초세를 유지하며 환기를 충분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득은 확실하다!

본 연구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강원도농업기술원 박영학 연구사는 “밭고추냉이 현장접목 연구사업의 경우 성과는 확실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본 연구사업에 참여한 두 농가 모두 괄목할만한 소득증대 효과를 보았고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내년에도 밭고추냉이를 확대하여 생산할 예정이다. 박영학 연구사는 “2013년, 올해 벌써부터 쌈채를 요구하는 곳이 많았지만 공급물량이 한정돼 있어서 유통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면서,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주변 농가의 관심과 현장접목 농가의 열의는 매우 높다”고

밝혔다.

강원도 삼척시 정의준 농가는 “다른 작목에 비해서 소득이 괜찮다. 종묘도 직접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했고, 특색 있는 쌈 채소라서 시장반응도 괜찮다. 안정적인 판매처(경기 권역의 고깃 집, 홈플러스 마트 등)를 확보하고 있어 확실한 소득증대 효과가 있었다.”고 성공에 자신감을 보였다.

2년간 진행된 밭고추냉이 현장접목의 성과를 종합해보면, 밭고추냉이는 하우스 온도 조절이나 병충해 방제 노하우가 다소 필요하나 다른 신규 작물에 비해 진입장벽이 높은 편은 아니다. 새로운 작물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고 있고 특히 항암, 항혈전, 항세균 등의 탁월한 효과가 있어 신소득 작목을 찾고 있는 농가가 관심을 기울일 만한 작물로 평가할 만하다.

◇앞날이 더 희망적이다

지난 2년간 강원도농업기술원, 삼척시농업기술센터에서는 채종 및 육묘, 재배기술과 비닐하우스 시설 및 차광망 등 농자재를 현장접목 연구 참여 농가들에게 지원했다. 채종 및 종묘 생산기술 지원은 연구사업이 마무리 되어도 지속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으나, 앞으로는 하우스 설치비용 등 초기 투자비가 농가들의 자비로 투입되어야 하는 점은 본 사업에 참여를 원하는 농가들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밭고추냉이 연구사업에 참여한 농가들이 사업초기 가졌던 기대가 사업이 마무리되어 가는 현 시점에서 거의 충족됐고 작목의 수익성과 장래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향후 주변 농가에 본 사업의 노하우와 기술들이 자연스럽게 전파될 전망이다.

불과 2년 동안 시범재배를 통해서 생산 및 관리기술을 습득하고 수익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앞으로 재배면적을 규모화 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은 연구사업을 통해 기술적으로 보완이 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작목 재배를 통한 소득사업에 관심 있는 농가 입장에서는 도전해볼만한 작물로 판단된다. 전국을 통틀어 고추냉이 재배농가가 50여 가구 정도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고추냉이는 정착 초기 단계이고 독특한 매운 맛과 단맛, 희귀성, 약리적 효과로 인해 쌈채로서 장래가 유망하다는 것도 강점이 될 수 있다.

밭 고추냉이 재배 수익모델 개발에 대해 관심 있으신 농가는 강원도농업기술원 박영학 연구사(033-582-9994)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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