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갈길 먼 우체국 알뜰폰 판매, 풀어야 할 숙제 산적

입력 2013-11-1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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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위치한 A우체국 알뜰폰 판매 창구의 모습.
# “대여섯 개 되는 알뜰폰 안내 책자들만 보고 있자니 도무지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8일 오후 서울에 위치한 A우체국을 찾은 김 씨(54)는 알뜰폰 상담을 받고 빈손으로 돌아섰다.

최근 알뜰폰 유통망이 대형마트 우체국 까지 확장되면서 올해 250만명 가입자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가 야심 차게 실시한 우체국 알뜰폰 사업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우정사업본부는 알뜰폰 대행판매가 시행 17일 만에 1만 대를 돌파했다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기존 업체들과 우체국 전국 지점 수를 고려한다면 생각은 달라진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체국 알뜰폰 판매량은 개통 첫날인 9월 27일부터 지난 6일까지 약 1만3000여대의 대행판매를 기록했다. 하루평균 480명의 가입자를 유치한 것으로 226개 지점을 감안하면 한 지점당 하루 약 2건 수준이다.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 등 대기업 계열 알뜰폰 사업자들은 하루 평균 700~800명의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다. 우체국은 이들 대기업 이통사들의 알뜰폰은 다루지 않고 있다. 우체국 알뜰폰이 시행초기 대대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기존 사업자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김 씨는 “알뜰폰을 사려고 했는데 통신사와 기기가 많아서 쉽게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창구는 하나인데 사람들이 밀려있어 설명도 편히 들을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A우체국에은 장애인전용 창구에서 알뜰폰 대행판매를 실시하고 있었다. 그 앞에는 약 4~5명이 넘는 고객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창구는 2개였지만 직원 한 명만 상담하고 있어 대기 시간은 15분을 족히 넘었다. 기자가 창구에 앉아 이것저것 물었다. 갤럭시 S4 미니의 경우 단말기 가격이 없이 월 3만9000원만 내면 된다고 안내했다. 기자가 자세히 보니 출고가 55만 원인 갤럭시S4 미니는 기기값만 월 1만4300원 내야 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이 내용을 설명하자, 직원은 말을 바꾸더니 그제서야 총 납입 금액과 약정 기간을 설명했다. 직원의 자리에서 먼 곳에 거꾸로 요금제, 단말기 구매방법 표가 놓여 있어 설명하기 쉽지 않아 보였다.

우체국 알뜰폰 사업은 시작 전부터 사업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이뤄졌다는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각 지점당 2명의 인원을 배치했으며 알뜰폰 판매 이전에 워크샵등을 통해 교육을 했고, 이후에도 수시로 교육을 했다”면서도 “알뜰폰 업무 외에 다른 일도 해야 하고 기존에 해왔던 사업이 아니다 보니 설명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통신사별로 기기와 요금제가 다양해 전문적인 교육과 시스템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연내 알뜰폰 요금제와 단말기 설명을 수월하기 위한 메뉴얼을 시스템화 할 계획이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직원들이 알뜰폰을 보다 쉽게 설명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판매 메뉴얼을 시스템화할 방침”이라며 “컴퓨터 프로그램에 키워드만 치면 관련 정보들이 나와 보다 쉽게 설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우정사업본부는 현재 알뜰폰 계약건수 촉진을 위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지난달부터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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