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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산업 파워를 찾아서 ② SM 엔터테인먼트]엔터 공룡 ‘SM’ 더 큰 무대 기획한다

1995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첫삽…보아 등 아티스트 해외시장 성공 “올 중국 디지털·온라인 선점 원년”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신영빌딩, 국내 최대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의 심장이다. 한류 열풍의 첨병 SM엔터테인먼트를 움직이는 경영관련 부서가 한자리에 모인 그곳은 여느 기업과 다름없었다. 각자의 일에 몰두하고 있는 직원들은 회사 발전을 위한 전략을 세우고, 점검하고, 다듬으며 SM이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공룡을 살찌우고 있었다.

1995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는 자본금 5000만원으로 연예사업의 첫 삽을 떴다. 이듬해 대표적인 1세대 아이돌 그룹 H.O.T를 가요계에 내놓으며 본격적으로 국내 연예계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1997년 걸그룹 S.E.S, 1998년 그룹 신화를 차례로 데뷔시키며 철저한 시장조사에서 캐스팅-트레이닝-프로듀싱으로 이어지는 아이돌 산업을 정립해 나갔다.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인 성공을 거둔 SM은 곧 해외로 눈을 돌렸다. 협소한 한국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이는 한국의 문화상품도 다른 상품처럼 해외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으리라는 이수만 회장의 자신감에서 출발했다.

먼저 S.E.S가 일본시장을 노크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SM은 좌절하지 않았다. 2000년 아시아 및 세계시장을 겨냥해 장기간의 트레이닝을 거친 여성 솔로 가수 보아를 선보였다. 당시 SM은 SM재팬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섰다.

보아는 2001년 일본 메이저 음반회사인 에이벡스와 손을 잡고 일본시장에 진출해 오리콘 차트(일본 최고 권위 음반판매 차트)를 휩쓸었다. 이를 기반으로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에프엑스(f(x)) 등 SM 소속 아티스트들이 차례로 일본에 상륙했다.

특히 동방신기는 5년에 걸친 부단한 노력을 통해 일본시장에 뿌리내렸다. 2009년 5인조에서 2인조로 재편되는 내환을 겪기도 했지만, 일본 내 위상은 점점 높아져 오는 27일부터 한국 가수 최초로 일본 5대 돔 투어를 개최할 예정이다. 본 조비, 이글스 등 전설적인 해외 아티스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행보이다.

선진 음악시장 일본을 발판으로 삼은 SM은 중국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폭발적인 잠재력을 가진 중국시장은 SM을 위한 노다지였다. 뿐만 아니라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구석구석에도 충성도 높은 팬덤이 형성됐다. 한세민 SM 이사는 “꾸준히 쌓은 노하우와 네트워크가 결합해 다양한 해외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면서 “10년 이상 시장을 개척하고 이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풍부한 아티스트를 보유하면서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SM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2011) 대비 53% 성장한 1686억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133% 성장한 478억원을 거뒀다. 매출의 60% 이상은 해외시장에서 올렸다. 음반·음원 판매, 방송·광고 등 매니지먼트, 공연이 주요 매출을 담당한다. 흑자로 돌아선 지는 불과 5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동안 부단히 뿌린 씨앗의 결실을 이제 거두고 있는 셈이다.

올해 SM은 지난해를 뛰어넘는 매출과 영업이익을 전망하고 있다. SM 소속 모든 아티스트들이 활동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새 음반 출시는 물론 공연도 더욱 활발하게 이뤄진다.

중국시장도 확대·개척할 계획이다. 한 이사는 “올해가 중국에서의 디지털·온라인 사업 전개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급속하게 디지털화되고 있는 세계 음악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이다. 이미 유튜브 광고 매출이나 아이튠즈 매출은 매해 두세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

SM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는 미주나 유럽시장보다 가장 큰 부가가치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아시아 시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 이사는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아시아에 몰려 있다”는 말로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을 표현했다.

SM은 이 모든 성공의 근간을 한국시장으로 본다. 인터넷과 SNS의 발전을 통해 급속한 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 오히려 한국시장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 발표한 경쟁력 높은 콘텐츠가 유튜브를 비롯한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급속도로 전파되기 때문이다. 물리적인 해외 진출이 각광받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 SM은 누구보다 빨리 이 사실을 간파했다. 그리고 이제 기존 10년의 노하우와 고퀄리티의 콘텐츠를 토대로 더 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한세민 SM 이사“매주 전세계 공연 도전”

▲한세민 SM엔터테인먼트 기획조정실 이사

“괄목할 만한 성장은 몇년 전부터 예상했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핵심 인물 중 한 사람인 한세민 기획조정실 이사는 SM의 역사를 몸으로 체득한 인물이다. 2000년 SM에 입사한 그는 회사의 발전 과정을 누구보다 생생하게 경험했다.

“처음 입사했을 때 전체 직원이 20명 정도, 시가총액은 120억원이었습니다. 지금은 한국은 물론 일본, 중국, 홍콩, 태국, 미국에 글로벌 지사를 가지고 있고 시가총액은 100배 이상 늘었습니다.”

놀라운 점은 단순히 숫자만이 아니다. 우리에게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 이상으로 SM 소속 아티스트들의 위상이 높아졌다. “매주 전 세계 어딘가에서 SM 소속 아티스트가 공연하고 있습니다. 몇년 전만 해도 해외공연은 빠짐없이 참관했는데 이제는 그러기 힘들 정도입니다.”

SM은 추종자가 아닌 개척자였다. 처음부터 승승장구하지 않았다. 시행착오도 무수했다. 부딪히고 깨지면서 경험치를 점점 올렸다. 일본이나 중국이 자국 시장의 크기를 믿고 해외 진출을 등한시하고 있을 때 SM은 국적과 인종을 불문하고 통하는 콘텐츠 발굴에 몰두했다. 음악과 공연 사업은 물론 매니지먼트, 머천다이징, 디지털 콘텐츠 등 등 다양한 사업 분야로 매출 다각화를 꾀하면서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 성장이란 결실을 낳았다. 해외시장은 폭발적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익률이 훨씬 크다. 해외에서 입지를 굳히면 굳힐수록 SM이란 기업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다. 약 20년에 걸쳐 쌓인 노하우와 시스템이 글로벌 프로듀싱을 만나 지금의 SM을 만든 것이다.

이렇게 SM이 성공한 비결을 한 이사는 고퀄리티의 콘텐츠와 강력한 마케팅 능력에서 찾았다. “간단합니다. SM보다 (콘텐츠를) 더 잘 만들 수 있는 회사가 없기 때문이죠. 노래 한 곡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 글로벌 프로듀싱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 작곡가들의 곡을 수집합니다. 안무, 뮤직비디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회사가 전무후무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SM은 올해와 내년 신인 아티스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그러나 아티스트 세대교체를 위한 움직임은 아니다. 한 이사는 “이제 소속 아티스트들의 지속적인 활동이 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시장 확장에 따른 자연스런 결과이다. 신인을 발굴해서 아티스트 라인업을 더욱 공고히 하고 계속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는 것이 SM의 할 일이다.

“전체 음악시장을 놓고 보면 K팝은 여전히 작은 부분에 머물러 있습니다.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현지 회사들과 협력을 늘리면서 더욱 무궁무진한 시장을 개척할 수 있습니다. 해외시장은 정확한 전략, 정확한 현지조사, 정제된 콘텐츠를 가지고 공략해야 합니다. 다른 회사들과 SM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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