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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테이블데스와 회생의 갈림길

고대영 자본시장1부 기자

수술실 앞에 가족들이 모여 있다. 그럴 일 없다 단언하면서도 만약을 대비해 마음을 준비하는 본인 모습이 싫어질 무렵, 의사가 사망을 선고한다. 수술 중 사망, 테이블데스(Table-death)다.

어릴 적 질리게 듣던 ‘3면이 바다’ 이곳 대한민국에선 한때 조선업이 최고였다. 스웨덴 말뫼의 세계적 조선소 ‘코쿰스(Kockums)’가 문을 닫고, 현대중공업이 단돈 1달러에 그들의 크레인을 가져오면서 이른바 ‘말뫼의 눈물’도 탄생했다. 그렇게 한국의 조선업도 활황기를 맞았다. 그랬던 조선업이, 현재 수술대에 누워 있다.

5조2611억 원과 2조7031억 원. 현대상선과 성동조선이 제출한 최근 실적보고서 기준 부채 총액이다. 채권단의 지원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수준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0월 현대상선에 전환사채(CB)와 신주권인수부사채(BW) 등 총 1조 원을 조달한 데 이어 지난달 말 500억 원의 CB를 추가 발행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500억 원)의 지원까지 합하면 1000억 원이 들어갔다. 앞서 2017년 파산 당시 이미 2조 원이 지원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1분기 자본잠식률은 50%에 육박했다.

자금 흐름에 문제가 없냐는 질문에 한 채권단 관계자로부터 돌아온 답은 “당장 문제 되진 않을 것”이었다. 이와 함께 하반기 추가 지원 가능성도 들려왔다. 조달이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추가 발행이 거론되는 모습은, 퍼주기 논란이 일고 있는 현 상황에서 기업과 채권단 모두에 좋을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성동조선은 어렵사리 3차 매각을 시도 중이다.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무리하고 13일 본입찰이 시작된다. 성동조선은 그동안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으로부터 3조 원 이상을 지원받았다. 그럼에도 상황이 여의치 않자 지난해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두 번의 매각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밑 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비판이 일었다.

업계는 이번 시도를 사실상 성동조선의 마지막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도 실패하면 청산 절차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다. 현재 채권단과 기업이 바라는 것은 경영 정상화 또는 매각이다. 해운·조선 기업이 끝내 갈 길을 찾지 못한다면, 채권단엔 투입된 지원금에 대한 원성이 빗발칠 수밖에 없다. 이미 수조 원을 쏟아 넣은 이상 회생 절차 도중 회사가 망해버리는, 테이블데스를 경험하긴 그들도 싫을 것이다.

이 와중에 국내 채권단들은 자금 지원을 결정하면서 미래의 추가 지원까지 미리 고민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기업의 자구책 실현 여부보다 지원 금액에 더 관심을 갖는 실정이다. 이런 모습은 사후 비난만 키울 뿐이다. 조선업의 결말이 점차 가까워지는 가운데 채권단의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때다.

<저작권자 ⓒ 이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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