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는 왜 표적이 되었나] 시진핑의 ‘군민융합’ 최전선에 선 ‘대륙의 늑대’

입력 2018-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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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정페이, 中 정부 전폭적 지원받아 승승장구… 美 “국가안보 위협” 경계기업 낙인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중국 화웨이가 미국의 표적이 된 배경은 무엇일까.

이를 파악하려면 먼저 런정페이(任正非·74) 화웨이 설립자의 성공 비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2일(현지시간) 런정페이 설립자가 인민해방군 출신이면서도 중국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을 교묘하게 피하면서 민간 기업으로서의 활력을 유지한 것이 가장 큰 화웨이의 성장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런정페이는 항상 중국 정부와의 관계를 의심받고 있지만 자신의 회사가 민간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잊지 않고 있다.

이를 상징하는 것이 바로 ‘중국의 늑대’라는 런정페이의 별명이다. 그는 자사 기업문화를 ‘늑대문화’로 규정하면서 “편집증일 정도로 위기의식을 느끼고 필사적인 마음가짐으로 일하며 직원들이 평등하게 의사소통해 소비자들이 화웨이를 최고 브랜드로 인식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늑대문화를 바탕으로 노키아와 에릭슨 등 서구 기업이 지배했던 통신장비시장에서 불과 수십 년 만에 세계 1위로 도약한 화웨이의 부상에 미국이 경계하는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겠다. 통신장비는 국가안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라서 더욱 그렇다.

런정페이가 인민해방군 출신이라지만 삶이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인민해방군의 50만 감군 계획으로 1983년 제대해야 했다. 전역 후 광둥성 선전으로 옮긴 후 남해석유조달센터에서 근무했으나 적응을 하지 못해 4년 뒤 사직했다. 이후 취직을 하지 못하자 1987년 궁여지책에 2만1000위안(약 360만 원) 자본금으로 화웨이를 설립했다.

화웨이는 초기에 홍콩으로부터 통신장비를 들여와 본토에 되파는 보따리상 수준이었다. 그러나 런정페이는 연구·개발(R&D)에 전력을 다해 중국의 기술 자립을 이루겠다는 신념으로 1993년 통신장비 제조를 시작했다. 중국 정부가 화웨이에 관심을 보인 것도 이때부터였다. 바로 같은 해 화웨이가 인민해방군 통신장비 납품 계약을 따낸 것이다.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보이지 않는 지원을 등에 업고 승승장구한 끝에 현재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로 군림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 진출도 성공해 중국시장에서 1위, 세계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애플에 이어 3위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닛케이는 중국 정부와의 관계가 화웨이에 족쇄를 채우고 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방력 강화 전략인 ‘군민융합(軍民融合)’의 최전선에 화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기술의 현대화를 위해 군과 정부, 국영과 민간기업이 가진 역량을 총동원하는 것이 ‘군민융합’이다. 이는 20세기 미국의 ‘군산복합체’와 비슷한 모델이다. 기술 패권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금 미국이 중국 군민융합의 본거지가 된 화웨이를 노리지 않을 수 없다고 닛케이는 꼬집었다.

한편 지난 1일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캐나다 당국에 구속됐다가 11일 조건부 석방으로 풀려나면서 런정페이 설립자의 가족 관계가 다시 화제에 오르고 있다.

런정페이는 사생활 노출을 꺼리고 있지만 지금까지 총 3번 결혼해 1남 2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장녀인 멍완저우는 첫 번째 부인 멍쥔과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남동생인 멍핑도 마찬가지이며 현재 그는 화웨이 산하 후이퉁(스마트컴)에서 근무하고 있다. 두 자녀 모두 아버지 대신 어머니의 성을 따랐는데 이는관심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막내딸인 야오안나도 역시 런정페이의 두 번째 부인인 야오링의 성을 따르고 있다. 런 회장의 세 번째 부인은 비서 출신의 30대 여성인 쑤웨이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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