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계집은 바늘과 실'?…국어사전 성차별 만연

입력 2018-11-22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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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국어사전 성차별성 모니터링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네이버 국어사전을 모니터링한 결과, 표준국어대사전 등 기존 사전에 실린 성차별적 예문이 네이버 국어사전에 그대로 표출되고 있었다.(자료제공=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네이버 국어사전을 모니터링한 결과, 표준국어대사전 등 기존 사전에 실린 성차별적 예문이 네이버 국어사전에 그대로 표출되고 있었다.(자료제공=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남자가 여자를 꾀는 일을 속되게 이르는 말'

'손님을 상대로 사교춤을 추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여자'

각각 포털사이트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작업'과 '댄서'를 검색하면 나오는 사전적 정의다.

이처럼 국어사전 단어 뜻풀이와 예문에서 성별 고정관념을 조장하거나 여성을 대상화하는 표현이 다수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하 양평원)은 '2018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사업의 하나로 서울YWCA, 네이버와 함께 '국어사전의 성차별성'에 대한 이슈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770개 단어 중 92개 단어가 성차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모니터링은 네이버와 함께 인터넷 어학사전에 등록된 성별어 데이터를 바탕으로, 뜻풀이와 예문에 '여자' 또는 '남자'가 포함된 단어, 그리고 단어의 한자어에 '女(여)' 또는 '男(남)'이 포함된 단어들을 추출·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성차별적 단어 중에는 여성성‧남성성을 강조하는 것이 35건(38.1%), 여성과 남성을 구분지으며 성별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단어가 20건(21.7%)이었다. 가 많았다.

'셔츠 블라우스'는 '깃이나 소매의 단춧구멍을 남자의 셔츠처럼 만든 블라우스', '왈가닥'은 '남자처럼 덜렁거리며 수선스러운 여자'라고 정의하는 등 사회‧문화적으로 고정된 여성성, 남성성 이미지를 그대로 적용해 정의한 단어들도 있었다.

성과 관련된 내용에서 남성은 성을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주체로서 자리매김 돼있지만, 여성은 출산과 양육을 담당해야 하는 모성을 지닌 존재로 표현된 것을 볼 수 있었다.

국어사전에 '사내구실'은 '주로 성생활과 관련한 남자로서의 구실'로, '여자구실'은 '주로 여자는 아기를 낳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과 관련된 여자로서의 구실'이라고 정의돼 있다.

성별어에 대한 예문 4121개를 분석한 결과, 성차별적 예문 204개가 발견됐다. 성차별성성, 비하의 의미가 담긴 단어가 포함된 예문이 70건(34.3%)으로 가장 많았다. 주로 여성을 대상화하거나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내용이었다.

'계집'을 검색하면 예문으로 '술과 계집은 바늘과 실의 관계와 같다', '새끼는 하나도 까 놓은 것이 없지만 계집은 미국 사람보다 많이 거느렸다'가 나온다. '색시' 예문에는 '시집가는 색시가 연지와 곤지를 찍는 건 신랑에 대한 복종을 의미한다'는 문장도 있었다.

이번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네이버는 1차 개선작업을 통해 예문 31건을 어학사전 검색에서 제외했고, 추가로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양평원 관계자는 "사회적‧문화적으로 깊게 뿌리박힌 성별 고정관념 및 관습화된 성차별 표현을 개선하기 위해선 그것을 인식하고 재생산하지 않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국립국어원과 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원 등 사전 편찬 관계자들이 단어와 예문 속에 내재된 성차별성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개선하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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