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익스체인지 통계 믿을수 있나

입력 2018-11-01 15:55 수정 2018-11-01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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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17조 원이 넘는 사상 최고 실적을 발표했지만, 반도체 고점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D램 고정거래 가격이 지난달 폭락한 게 반도체 시장이 꺾이는 징조라는 얘기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D램익스체인지가 매달 두 번 발표하는 고정거래가격을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다. 게다가 최근 반도체 업계 흐름은 과거와 달리 초호황에서 불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D램 고정거래가 하락… 신뢰할 수 있나= 1일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램 메모리인 DDR4 8Gb 제품의 지난달 말 가격은 개당 7.31달러로, 한 달 전(8.19달러)보다 10.74%나 하락했다. 최근 5개월간의 보합세를 마감하고 급격한 하강 곡선을 그린 것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월간 시황보고서에서 “11월과 12월에도 D램 가격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내년 1분기에도 계절적인 비수기의 경향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대만의 D램익스체인지가 한 달에 두 번 발표하는 D램 고정거래가격 자체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먼저 삼성전자를 비롯해 세계 어떤 D램 제조사들도 PC제조사나 모듈 메이커 등 고객사에 공급하는 D램 고정거래가격 정보를 D램익스체인지에 알려주지 않는다. 이는 D램을 공급받는 PC제조사나 모듈 메이커 등도 마찬가지다. 고정거래가격이 기업 간 비밀유지협약(NDA) 사항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D램익스체인지가 매달 상·하순 두 번씩 D램 고정거래가를 발표하는 것은 일부 D램 모듈 메이커나 모듈 딜러들을 통해 D램사가 공급하는 고정거래가격을 추정한 것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D램익스체인지가 직접 유통시장에서 정보를 수집해 발표하는 D램 현물가격과 달리, 고정거래가격은 정확하지 않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관계자는 “D램익스체인지의 고정거래가격이 정확하지 않다는 것은 업계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신뢰할 수 없는 정보여서 잘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달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 4분기까지는 (업황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반도체 고점 논란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D램 계약가격은 큰 변화가 없다”고 했다. 또 D램 가격 하락에 대해서도 “제 생각엔 별 영향이 없다”고 언급했다.

▲8GB LPDDR5 D램 패키지. (사진제공=삼성전자)
▲8GB LPDDR5 D램 패키지. (사진제공=삼성전자)
◇메모리 수요, PC 중심이던 과거와 달라= 실제로 D램 가격 하락에 대해 삼성전자 내부에선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4분기와 내년 1분기 가격 하락 전망은 꾸준히 나왔던 얘기고, 오히려 내년 하반기에는 반등도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에 가격이 급락한 제품은 PC용 D램이며, 최근 반도체 실적을 이끄는 서버와 모바일은 여전히 수요가 탄탄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과거 IT 시장이 PC 중심으로 변동됐던 것과 다르게 현재는 모바일과 서버 시장이 성장하며 응용처가 다양해졌다”며 “PC 시장은 계절 영향을 받았지만, 지금 메모리 시장은 계절적 영향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버 중심으로 한 메모리시장 변화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며 “가격 하락은 고객사들이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심리적 이유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반적인 시장 모습은 과거와 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 내년 하반기 가격 상승 반전 기대= 오히려 내년 하반기에는 공급 초과 현상이 해소되면서 가격이 상승 반전할 가능성도 나온다. 삼성전자 측은 “내년 하반기에는 서버·모바일 중심으로 견조한 수요가 지속하고, 수요 증가세가 공급 증가세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삼성전자와 같은 견해를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5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D램 가격은 3분기에 1% 하락에 불과했다”며 “4분기와 1분기로 넘어가면서 급락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하반기가 넘어가면 상승 반전도 예상할 수 있다”고 했다.

반도체 시장이 과거와 다른 건 다변화된 수요뿐만이 아니다. 공급이 급격하게 증가할 가능성도 적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미세공정 기술 적용, 3D낸드 전환 등 기술적인 어려움으로 과거처럼 공급이 대폭 증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해외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지난달 23일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미세공정 전환으로 인한 제한적인 공급증가와 시장의 양호한 수요로 제품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를 통해 “반도체 업황에 대한 전망은 밝다고 판단한다”며 “D램은 안정적 수요 성장과 공급 제한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낸드는 가격 하락만큼 수요 개선이 동반되면서 반도체 업체들에게 캐시카우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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