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발언대] 최저임금, 인간다운 삶을 위한 한시간의 가치

입력 2018-02-21 13:30 수정 2018-02-2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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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개발 시대를 지나오면서 우리는 1인당 국민소득 수준이 선진국 여부를 가리는 척도라는 일반적인 관념을 가지게 됐다. 1인당 국민소득이 높으면 자연스레 모든 국민이 행복해질 거라는 기대도 함께 형성됐다. 2018년 우리나라는 10대 경제대국으로서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런데 우리 모두는 지금 행복한가?

우리나라의 저임금 노동자 비율은 2015년 23.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인 반면, 국민의 삶의 질 만족도는 OECD 최하위 수준이다. 2003~2016년 상위 20%의 근로소득이 84% 증가할 때 하위 20%의 근로소득은 그 절반 수준만 증가하는 등 가계 소득 양극화도 심각하다.

OECD에 따르면, 가계의 소득양극화는 소비성향이 높은 하위계층의 소비를 제약해 경제 전체의 성장을 저해한다. 정부도 이러한 상황을 그대로 둘 경우 우리 경제의 지속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인식하에 소득 주도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최저임금은 소득 주도 성장의 핵심 정책이다. “경제적 번영의 혜택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골고루 돌아가게 하자”는 2018년 다보스포럼의 주제를 가장 충실히 구현하는 정책 중 하나가 최저임금일 것이다.

소득양극화 해소와 저임금 노동자의 삶의 질 보장이라는 사회적 공감대를 토대로, 지난 대선에서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은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해 최저임금위원회도 2018년 적용 최저임금을 전년 대비 16.4% 인상된 7530원으로 결정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우리나라만의 이슈가 아니다. 양극화 해소, 저성장 극복 등을 위해 영국·미국·독일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다. 영국은 2020년까지 중위소득의 60%를 목표로 시간당 9파운드(약 1만3000원) 이상으로 인상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18개 주(州)에서 2018년 최저임금을 인상하였고, 이 중 메인 주의 경우 11%의 인상을 결정했다.

독일의 최저임금 도입사례는 정부 지출이나 수출 증가율은 크게 변함없음에도 소비 지출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에서 최저임금이 내수 주도의 경제 성장 견인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독일은 2015년 법정 최저임금제를 도입했고, 2015년 8.5유로(1만993원)에서 2017년엔 8.84유로(1만1538원)로 인상했다. 그 결과, 실업률이 2015년 4.8%에서 2016년 3.9%로 감소했고, 시급 8.5유로 미만인 저임금 근로자 수는 2014년 400만 명에서 2016년 약 75만 명으로 감소했다. 개인 소비 지출 증가율도 2014년 약 1.0%에서 2017년엔 2.0%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최저임금이 적용된 지 두 달여의 시간이 흘렀다. 정부는 최저임금이 현장에 안착하는 과정에서 소상공인, 영세 중소기업 등이 직면할 수 있는 어려움을 감안해 일자리 안정자금, 사회보험료 지원, 카드 수수료 인하, 임대료 부담 완화 등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10인 미만 기업에 대한 사회보험료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일자리 안정자금이 꼭 필요한 기업들이 사회보험료 부담으로 인해 신청을 주저하는 일이 없도록 했다. 사회보험료 지원 대상을 월보수 140만 원 미만에서 190만 원 미만 노동자로 확대하고, 최대 지원액을 국민연금·고용보험료의 60%에서 90%로 인상했다.

이제는 사회적 공감대를 반영한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을 높이고, 민간의 소비가 경제성장률을 견인하는 분수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3만 달러 시대에 걸맞게 전 국민이 행복한 날을 앞당기기 위해 정부는 지속적으로 면밀하게 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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