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인물사전] 202. 송마리아

입력 2017-09-22 07:32 수정 2017-09-22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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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박해 때 순교한 조선 왕족 부인

송 마리아(1753~1801)는 참봉 송낙휴(宋樂休)의 딸이며, 정조의 이복동생인 은언군(恩彦君) 이인(李裀·1754~1801)의 처이다. 은언군 인과 혼인하여 3남 1녀의 자녀를 두었다.

참봉의 딸인 송 마리아가 왕족 은언군 인과 혼인하면서 가족의 불행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즉 아들과 남편이 역모를 주도하거나 가담하지 않았음에도 정쟁 속에서 역적으로 지목되었다. 그리하여 장자 상계군(常溪君) 담(湛)은 홍국영(洪國榮) 및 구선복(具善復) 등과 관련하여 어린 나이에 독살 당하였다. 이로 인하여 남편 은언군 인 또한 정순왕후와 신료들로부터 역모의 화근으로 지목되어 끊임없이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

하지만 은언군을 비호하려는 정조와, 은언군의 처벌을 통해 정조를 압박하려는 정순왕후 및 노론 벽파 신료들 간의 세력 다툼이 정조 집권기간 내내 진행되었다. 결국 남편 은언군 인은 강화도로 유배가게 되었다.

이때 송 마리아는 며느리 신 마리아와 함께 폐궁에 외롭게 살고 있었으며, 슬픔을 잊고 영혼을 구원받기 위해 송 마리아는 며느리 신씨와 함께 천주교에 입교하였다. 그 후 강완숙으로부터 천주교 신앙과 교리를 배웠으며, 마침내 주문모(周文謨) 신부한테서 세례를 받았다.

그러나 송 마리아 가족을 비호하던 정조가 1800년 6월에 갑자기 승하하고 정치적으로 대립관계였던 왕대비 정순왕후 김씨가 11세의 어린 순조를 대신해 수렴청정을 하면서 1801년(순조 1) 신유박해를 일으켰다. 천주교를 사학(邪學)으로 치부하는 척사윤음(斥邪綸音)을 전국 각지에 내리고 동시에 오가작통법(五家作統法)을 실시하였던 것이다.

송 마리아와 며느리 신 마리아가 주문모 신부로부터 영세 받은 사실과 주문모 신부에게 피난처(폐궁)를 제공하였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로 인하여 송 마리아와 며느리 신 마리아는 정순왕후의 하교에 의해, 재판과 신문(訊問)의 아무런 법적 형식도 거치지 않고, 그해 3월 16일 사사(賜死)되었다. 남편 은언군은 비록 천주교 신자는 아니었지만 이에 연루되어 사학(邪學) 죄인이라는 명목으로 그해 5월 29일에 사사되었던 것이다.

그 후 헌종이 후사 없이 죽자 순조의 비인 순원왕후는 영조의 혈맥을 잇기 위해 송 마리아와 은언군의 아들인 전계대원군 광의 셋째 아들 원범(元範)을 헌종의 후계자로 지목했다. 그리하여 1849년 손자 원범이 25대 철종으로 즉위하자 송 마리아 부부의 작위가 복구되었고, 상계군 담 내외의 신원(伸寃)이 결정되었다.

철종이 즉위한 해 9월에는 순원왕후의 명으로 송 마리아 가족의 역모에 관한 일을 적은 모든 문적이 세초(洗草)되었다. 그리고 1851년(철종 2)에는 대제학 서기순(徐箕淳)에 의해 신유박해 때 은언군이 신자로 몰려 유배지 강화도에서 죽은 일의 무죄를 변증하는 주문(奏文)이 지어 올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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