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테크노밸리 조성되면 누가 웃을까

입력 2016-09-26 12:57 수정 2016-09-2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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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빠져나오는 기존 지역은 침체 국면 불가피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고양 일산에도 판교 밸리와 같은 대규모 테크노 단지가 조성될 모양이다.

최근 국토교통부와 경기도를 비롯해 고양시·한국토지공사(LH공사)·경기도시공사 등 관련 기관이 모여 ‘고양 일산 신성장 거점 구축사업’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관련 기관들이 협력해 일산 테크노 밸리 조성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다.

일산 테크노밸리 부지는 킨텍스 전시장 근처로 이미 주변에는 아파트 단지와 오피스텔이 대거 건립돼 있고 호텔 등이 들어서 있는 한류월드 단지도 바로 붙어 있다. 또한 테크노 밸리 아래 쪽에는 행복주택을 비롯해 총 6000가구의 주택이 건립되는 장항지구가 개발 중이어서 입지로는 최고로 꼽힌다. 교통을 비롯한 각종 편의시설이 두루 갖춰져 있어 기업 유치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일산밸리 개발면적은 82만㎡로 판교 66만1000㎡보다 약 16만㎡ 넓다. 물론 판교에는 22만3900㎡의 제2 테크노 밸리를 추진 중이다.

판교밸리의 입주기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모두 1121개다. 여기에 7만3000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일산은 이보다 많은 기업이 입주할 수 있고 그만큼 인구 유입량도 커진다.

초창기에 적어도 1000개 업체만 입주한다 해도 그 파급효과는 엄청날 듯 싶다.

현재 판교밸리 상황을 보면 대충 감이 잡힐 게다.

그런데 말이다. 이들 입주업체는 어디서 이주해 올까. 처음 회사를 만드는 창업자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다른 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존 업체가 아니겠나.

판교 테크노밸리가 활성화되자 서울 강남 테헤란로 밸리가 무너졌다. 테헤란로에 있던 업체가 판교로 대거 빠져나갔다는 소리다.

사무실 지을 땅을 싸게 공급해 주는 바람에 IT·BT 등 벤처 관련 유수기업들이 이곳으로 대거 몰려들었다.

건물 부지 분양가가 워낙 싸 부동산으로도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업보다 부동산 자산가치 상승으로 얻은 수익이 더 많은 기업이 적지 않다.

사옥을 짓지 못한 중소업체들도 관련 기업이 몰려 있는 곳으로 이주하는 경향이 강해 판교행 ‘엑소더스’가 벌어졌다. 더욱이 판교밸리 건물 임대료가 테헤란로보다 낮아 강남권 등에 포진해 있던 협력 업체들도 덩달아 이사 대열에 합류했다.

이는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치솟기만 하던 테헤란로 임대료 콧대를 꺾게 만들었다. 사옥이 없는 기업 입장에서는 임대료가 떨어지면 이보다 반가운 일이 없다. 그러나 빌딩 투자자는 수익률이 떨어져 한숨을 쉴 수밖에 없다.

일산 얘기로 돌아가 보자. 일산 밸리도 땅을 싼값에 분양하면 기업들이 몰려들게 뻔하다. 건물을 지어 놓으면 부동산값이 올라 기업의 가치가 높아지 때문이다.

아마 판교에서 재미를 본 기업 가운데 일산으로 옮겨와 또 한번 대박을 노리려는 기업도 적지 않을 게다. 부동산 재미를 알았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매우 크다.

기업이 대거 빠져 나오면 그 동네는 영광이 사라진다.

일산 밸리에 불이 붙으면 어딘가는 타격을 입게 된다는 뜻이다.

그 대상은 가까운 가산디지털단지가 될지 아니면 마곡지구일지 아직은 모른다.

아무튼 일산으로 기업이 대거 빠져나가는 지역은 냉기류에 휩싸일게 분명하다. 건물 투자자는 물론 음식점 등 편의시설 사업자는 고객 감소에 따른 아픔을 감내해야 한다.

원룸 임대주택도 마찬가지다. 자기 회사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면 직원들의 거주지도 이동하게 된다. 1인 가구의 원룸 수요가 더욱 그렇다.

경제가 쌩쌩 돌아가는 확장경제 상황에서는 벤처밸리와 같은 공단을 대거 조성해도 별 문제가 없지만 위축 시기에는 한정된 수요를 누가 많이 빼앗느냐는 경쟁모드로 바뀌어 모두가 다 좋을 수는 없다.

웃는 쪽이 있으면 눈물을 흘리는 곳도 있기 마련이다.

부동산 투자에도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얘기다.

일산테크노밸리 주변의 부동산 팔자는 확 달라질게 확실하다. 판교 일대를 한번 돌아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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