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엔고 가속화 책임론 고조

입력 2016-05-0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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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강세가 굳어지면서 일본은행(BOJ) 책임론이 고조되고 있다. 양적·질적 이차원 금융완화와 함께 특단의 카드로 사상 첫 마이너스(-) 금리 카드까지 꺼내들었으나 엔화 가치가 떨어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달 28일 일본은행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추가 완화를 보류하면서 한층 더 가속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엔화 약세 유도로 물가를 끌어올리려던 일본은행의 시나리오에도 큰 차질이 생기면서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2일 오전(한국시간)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전날보다 1.19엔 내려 106.20엔을 기록했다. 이로써 엔화 가치는 달러에 대해 2014년 10월 이후 약 1년 반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시장 예상을 밑돈 데다 이튿날 발표된 미국 물가 지표도 부진을 보이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더뎌질 것이라는 관측에서 엔을 사고 달러를 매도하는 움직임이 가파라졌다. 주요 10개 통화로 구성된 블룸버그상관가중통화지수에 따르면 엔화 가치 상승률은 연초 대비 8% 가량으로 10개 통화 중 오름폭이 가장 컸다.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에서 시장 예상 인플레이션율을 뺀 실질 금리는 4월 28일에 마이너스 0.39%로 미국을 약 0.5% 포인트 밑돌았다. 다만 방향성을 놓고 보면 일본의 실질 금리가 최근 보합세인데 비해 미국은 지난해 12월 플러스 0.8%에서 최근엔 0.1%대로 하락 기조다. 양국의 금리 격차는 1.2% 포인트 이상에서 절반 이하로 줄어 엔화 강세·달러 약세를 촉진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의 시라카와 히로미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미국 실질 금리의 하락은 정책 의도대로 흐른 것”이라며 “명목 금리를 억제하면서 물가가 다소 올라도 금리 인상에 신중한 자세를 유지함으로써 기대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실질 금리를 낮춰 달러 약세를 촉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는 물가가 부진한 데다 기대 인플레이션을 높일 정도의 양적완화 확대는 더 이상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질 금리를 낮추려면 마이너스 금리 확대로 명목 금리를 낮추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연내에 -0.5%까지 확대하고,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1회 실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엔 환율은 연말까지 105엔을 예상했다.

시라카와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엔고에 대해 “아주 위험한 상황”이라며 “조기에 100엔대까지 상승할 우려가 있다. 일본은행은 이번 추가 완화 보류로 3, 4엔 정도 손해를 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말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현행 금융정책을 동결하고, 올해와 내년 물가 전망을 하향 조정해 2%인 물가 목표 도달 시기를 ‘2017년도 중’으로 연기했다. 구로다 총재는 기자 회견에서 “예상 물가 상승률은 최근들어 저조하며, 마이너스 금리는 필요하면 아직도 얼마든지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3월 전국 소비자물가지수(신선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0.3%로 구로다 총재가 이차원 완화를 도입한 2013년 4월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바클레이스은행은 엔화 가치가 달러에 대해 연말에 100엔, 내년 3월 말에는 98엔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경제 정세와 투자자 리스크 감수에 따른 적정 수준을 95~100엔으로 봤다. 바클레이스는 미국과 일본의 실질 금리 차이뿐만 아니라 중국 경제와 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 등의 불투명 요인도 안전자산인 엔화 매수를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펀더멘털의 대세는 엔고”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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