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론에 눌린증시] 대주거래 잔고 2년 만에 280억 돌파…수익은 “글쎄”

입력 2016-02-04 08:59 수정 2016-02-0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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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A씨는 증시 하락 국면에서 개인 투자자도 공매도할 수 있다는 주변 이야기를 듣고 대주거래에 나섰다. 그러나 애초에 대주거래를 원했던 종목은 대부분 물량이 없었고 차선으로 매도한 종목은 주가가 내려가기는커녕 소폭 등락을 반복하다 대주 만기 시점에서 상승했다. A씨는 주가를 살피다 만기 시점도 놓치는 바람에 증권사가 임의로 반대매수를 하면서 큰 손실을 봐야 했다.

연초 이후 코스피지수가 1800선으로 후퇴하면서 개인들의 대주거래가 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주거래를 통해 실질적으로 이익을 내기 어렵다고 말한다.

◇증시 하락에 대주거래 느는데…투자할 종목이 없다? =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 기준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 전체의 신용대주 거래 잔고는 284억3400만원이다. 2014년 3월 이후 약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172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약 65% 증가한 것이다.

신용대주 거래는 개인 투자자가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주식을 다시 사 갚아 차익을 챙기는 투자법이다. 이에 증시 하락이 예상되는 국면에서 신용대주 거래가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에게만 허용된 공매도와 비슷하지만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 개인들이 주식을 빌리려면 계좌를 개설한 증권사 보유의 주식을 빌리는 ‘자기대주’ 또는 한국증권금융 등이 대여하는 ‘유통대주’를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실적 하락이 예상되거나 주가 하락 리스크가 두드러지는 대주거래 시 선호종목들은 이미 물량이 동난 경우가 많아 거래 자체가 쉽지 않다. 증권사들이 직접 보유한 종목은 우량주가 많아서 코스닥시장 중소형주 거래는 더욱 어렵다.

실제로 전일 기준 신용융자와 신용대주를 합한 신용공여거래 규모는 6조7000억원이지만 신용 융자는 300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B증권사 리테일팀 관계자는 “비교적 투자 경험이 많은 분이 주로 대주거래 고객이고 시장 자체가 워낙 작다 보니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일반 공매도처럼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자·수수료 고려하면 수익 내기 만만찮아 = 대주거래시 증권사에 내야 하는 이자도 고려해야 하는 요소다. 국내 한 증권사의 신용대주 조건은 연이자율 최저 7.5%(종목별 차등이율), 만기 30일이다. 100만원을 투자했을 때 하루에 205원꼴이다. 만기까지 30일간 보유하는 상황을 가정하면 일회성으로 발생하는 매매수수료(약 0.015%) 등을 합해 6500원가량을 증권사에 줘야 한다. 만기 시점에서 대주거래한 종목이 1%만 떨어져도 본전 이상 건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증시 변동성을 고려하면 만기가 길수록 투자자에게 유리할 듯하지만 이 경우 이자 수준도 8%대로 비싸지면서 매일 누적되는 이자도 늘어난다.

대주매각대금을 증거금으로 증권사에 미리 납부하면서 받는 이용료가 있지만 연 0.1% 수준에 불과하다. 장기간 목돈을 저당 잡힌 만큼의 실익을 찾기가 만만치 않은 것이다. 이에 마냥 주가가 내리기를 기다리다가는 증권사에 이자만 내주고 손실을 보기 십상이다.

C 증권사 마케팅팀 관계자는 “일단 대주거래로 확보할 수 있는 물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익이 많이 나 봐야 100만원 미만일 것”이라며 “몇몇 선수를 제외하고는 하락장에서 헤지를 했다고 할만한 수익을 얻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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