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인식 산업] 내 몸이 바로 최고의 ‘비밀번호’

입력 2015-08-03 10:18 수정 2015-08-0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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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분야 보안 목적으로 시작된 기술 금융·의료·공공부문까지 영역 확대

생체인증 시대가 막이 올랐다. 내 몸의 생체정보인 홍채나 정맥·얼굴·음성 등이 신분증 역할을 하는 ‘생체인증’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인간의 신체 일부나 행동 특성을 통해 본인 여부를 판별하는 생체인식 기술은 현재 여러 분야에서 시도되고 있다. 생체인식 기술은 당초 통신분야에서 보안의 목적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금융 분야에 적극 적용된 뒤 의료와 공공부문까지 적용 영역이 확대되는 추세이다.

김종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IT기술의 발달로 해킹 기술이 날이 갈수록 첨단화되면서 기존 ID와 비밀번호 방식만으로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외부 해킹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려워졌다”며 “보안기술이 발전하면서 과거에는 분석이 쉽지 않았던 생체 정보를 활용하거나 인식률이 현저히 개선된 생체인식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글로벌 기업들도 생체인증 기술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지난달 29일 세계시장에 출시된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10’에는 별도의 비밀번호가 아닌 사용자의 얼굴을 컴퓨터가 알아보고 로그인하는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이른바 ‘윈도 헬로(Windows Hello)’라는 생체인식 보안 프로그램이다. 윈도 헬로는 사용자의 얼굴·동공·지문 등을 인식해 등록된 사람이 아니면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에 지문인식 기능을 탑재했고, 차기 신제품에 홍채인식 기능을 갖춘 모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홍채, 손동작을 활용한 생체인식 기술 특허를 출원했다. 애플 역시 지난해 10월 ‘애플페이’ 서비스의 본인인증 방식으로 지문인식 기술을 채택했다. 애플은 또 안면인식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는 등 생체인식 기술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알리바바는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직접 본인 얼굴을 촬영하면 안면인식을 통해 결제가 이뤄지는 ‘스마일투페이’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캐나다 핀테크 업체인 바이오님(Bionym)은 현재 웨어러블 팔찌인 ‘니미밴드(Nymi band)’를 사용해 심전도로 본인 인증하는 서비스를 시험 운영하고 있다. 자신의 심장박동 패턴을 은행에 저장해놓은 뒤 온라인으로 은행 업무를 볼 때마다 밴드를 착용하면 밴드가 심전도를 측정해 본인임을 확인하는 절차다.

국내의 경우 금융권을 중심으로 생체인식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01년 우리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인터넷뱅킹과 ATM 거래에 지문인식 방식을 도입했다. 하지만 그동안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생체인식은 크게 활성화되지 못했다. 상황이 바뀐 것은 올해부터다. 각 금융권이 고객인증 방식으로 생체인식 도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신한은행은 일본 후지쯔와 손잡고 금융권 최초로 정맥인증을 적용한 기기 개발에 성공했다. 정맥 인증은 손에 있는 정맥의 구조를 활용한다. 손이나 손가락에 근적외선을 방출해 정맥 패턴을 추출해 개인을 식별하는 방식이다.

기업은행도 홍채를 활용한 비대면 본인 인증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스캔한 홍채 정보를 온라인으로 전송해 본인을 인증하는 방식으로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보험권에서는 메트라이프 생명이 성문(聲紋) 인식 방식을 추진 중이다. 성문은 사람의 음성을 주파수 분석 장치로 가려낸 일종의 목소리 지문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과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 확대 등을 고려하면 생체인식 기술이 적용될 영역은 더욱 넓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 전문은행을 검토 중인 KT나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통사는 물론이고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든 네이버나 다음카카오 등 기업들도 생체인식 기술 도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또 IT서비스 업체인 삼성SDS 등도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동차 영역에서도 생체인식 기술이 적용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나 기아자동차는 운전자의 동작을 인식해 다양한 기능을 작동하고, 운전자의 생체신호를 감지해 안전 운전을 지원하는 ‘운전자 중심 주행 편의 시스템(UCD)’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공공부문에도 생체인식 기술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자정부, 전자입찰, 전자투표, 범죄자 감식, 출입국 심사, 전자여권 도입 등에서 생체인식 기술이 도입됐거나 추진되고 있다.

이처럼 곳곳에서 생체인식 기술이 도입되면서 관련 시장 규모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업 AMI가 올해 초 발표한 ‘세계 모바일 생체인증 시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생체인증 시장은 매년 9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 25억7300만달러(약 2조8112억원) 규모인 시장 규모가 2020년에는 333억 달러(약 36조원)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 등 모든 스마트 모바일 기기에 생체인식 모듈이 탑재돼 시장 전망이 밝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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