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 2015의 또 다른 주인공은 자동차였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앞다퉈 부스를 차지하고 첨단 정보통신(IT) 기술을 탑재한 자동차를 선보이며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다.
현장을 찾은 외신과 업계 관계자들은 “통신기기 전시회인지 자동차 전시회인지 좀처럼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라고 입을 모았다. 자동차와 IT는 기술발전을 거듭하면서 더 긴밀한 관계를 맺어나가고 있다. 전자 업체들은 자동차와의 연계를 통해 차세대 먹거리인 웨어러블기기의 가능성을 현실로 확장하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도 스마트카 바람에 동참하기 위해 전자 업체들과 손을 잡고 있다. 특히 스마트카의 최종 단계인 자율주행차를 구현하기 위해 전자 업체들의 기술은 필수적이다.
◇스마트폰ㆍ스마트워치, 車 열쇠가 사라진다= LG전자는 아우디와 함께 스마트워치 ‘LG 워치 어베인 LTE’으로 자동차 제어 기술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사용자가 자동차 열쇠(Key) 없이도 LG 워치 어베인 LTE를 착용하고 운전석에 탑승해 ‘스타트 엔진’ 버튼만 누르면, 아우디 자동차의 시동을 손쉽게 온ㆍ오프할 수 있다. 또 착용한 스마트워치를 운전석 도어 손잡이 근처에 대기만 해도 열거나 잠글 수 있다. 스마트워치에 내장된 NFC(근거리무선통신) 칩셋과 자동차가 서로 연동하는 원리다.
미국 포드자동차는 포커스 전기차를 MWC에 데뷔시켰다. 포커스 전기차는 모바일 기기로 문을 열고 시동을 켜는 것은 물론, 주행기록과 실내 온도 등 차량상태를 파악하고 원격에서 여러 기능을 제어하도록 했다. 무선 통신 기술을 활용해 운전자 데이터도 보험 및 카쉐어링과 연결시킨다. 아울러 포드는 자동차 및 대중교통 위주로 형성돼 온 도심 교통 인프라에 한층 빠르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서 전기자전거를 접목하기 위한 연구 내용과 제품을 발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칩셋 업체들의 반란… ITㆍ자동차 융합 기술 “우리도 있다”= 퀄컴은 차량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레곤 602’를 탑재한 콘셉트카 마세라티를 전면에 내세웠다.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를 이용해 다양한 차량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제공하는 ‘개인 맞춤형 차량 정보시스템’으로 터치나 음성인식으로 3D 내비게이션을 조작할 수 있다. 차량 내부 대시보드에는 태블릿PC가 들어가 차량을 한 곳에서 제어할 수 있다. 미러링 기능도 있어 스마트폰의 화면과 기능을 태블릿PC로 옮겨올 수 있다. 옆면과 후면 거울은 LCD로 바꿔서 카메라가 찍은 넓은 시야각의 영상을 제공한다.
인텔은 오토바이와 모바일을 결합한 기술을 공개했다. 모바일로 주유와 주행정보를 알 수 있고, 헬멧을 머리에 쓴 채 ‘스피드 업(Speed up)’이라고 외치면 오토바이가 스스로 속도를 올린다. ‘상태(Status)’라고 명령하면 오토바이가 현재 공기저항, 엔진상태 등을 음성으로 알려준다.
◇각 국 통신사도 기술 경쟁… 엔터테인먼트ㆍ차량용 인터넷ㆍ모바일 연동 선보여= BMW도 현장에서 도이치텔레콤과 협업을 보여줬다. 도이치텔레콤은 BMW 커넥티드 드라이브에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myKIDIO’를 탑재했다. 모바일 기기와 BMW를 연결해 myKIDIO가 실행되면서 오디오와 비디오 등을 실행시킬 수 있다. 로버슨 BMW그룹 세일즈ㆍ마케팅 총괄사장은 “모든 업종의 시장 진입 장벽이 최근 들어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IT와 자동차의 결합이 시대적 트렌드임을 언급했다.
스페인 이동통신사 보다폰은 포르셰를 전시했다. 이 승용차에 모바일 자동 시스템이 구축돼 차량에 장애가 발생했을 경우 스마트폰 앱과 차량 정비센터에 동시에 알려준다. 또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최적의 타이밍에 연료를 바꿀지를 스스로 정할 수 있다.
화웨이는 차량용 모바일 와이파이 기기 ‘화웨이 카파이’를 선보였다. 화웨이 카파이는 최고 150M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지원하며 최대 10개 기기까지 연결할 수 있다. 화웨이는 MWC 기간 동안 400대의 자동차에 화웨이 카파이를 설치해 탑승자들이 이동 중에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인터넷에 연결된 자동차는 주차지원, 응급구조, 차량 문제 진단, 음성인식, 실시간 고속도로 상황 업데이트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MWC를 주최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도 프랑스의 글로벌 전기통신 장비 기업인 알카텔-루슨트와 함께 피아티 아바르트 차량을 전시했다. 알카텔-루슨트의 테리 깁스 이사는 “올해 MWC는 자동차가 모바일 트렌드로 부상한 원년으로 볼 수 있다”면서 “자동차는 단지 교통수단뿐만 아니라 또 하나의 모바일 기기”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스마트카 시장 규모가 올해 2180억 달러(약 225조원) 규모에서 2017년에는 2740억 달러(약 28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