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2.21 如履薄氷(여리박빙)

입력 2015-02-21 09: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주필 겸 미래설계위원장

그저께(19일)는 설날이면서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였다. 강물이 풀리면 얼음도 풀린다. 해빙기에 조심할 것은 보이지 않는 얼음과, 보이는데 밟으면 안 되는 얼음이다. 안 보이는 얼음엔 미끄러져 다치기 쉽고, 보이는데 약한 얼음엔 물에 빠져 목숨을 잃기 쉽다.

세상 모든 일은 얇은 얼음 밟듯 조심해서 해야 한다. 시경 소아(小雅)편에 나오는 여림심연 여리박빙(如臨深淵 如履薄氷)이 바로 이 말이다. 전문은 이렇다. ‘감히 맨손으로 범을 잡지 못하고[不敢暴虎(불감포호)] 감히 걸어서 강을 건너지 못하네.[不敢憑河(불감빙하)] 사람들은 그 하나는 알지만[人知其一(인지기일)] 그 밖의 것은 알지 못하지.[莫知其他(막지기타)] 두려워 벌벌 떨며 조심하기를[戰戰兢兢(전전긍긍)] 깊은 연못에 임하듯 하고[如臨深淵(여림심연)] 얇은 얼음을 밟고 가듯 하라.[如履薄氷(여리박빙)]’

이 시에서 포호빙하(暴虎馮河), 용기는 있지만 무모한 행위를 일컫는 성어도 생겼다. 공자는 자로(子路)의 과단성을 인정하면서도 무모함을 경계하기 위해 “나는 포호빙하하는 자와 더불어 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군을 이끌고 전쟁을 할 때 누구와 함께하겠느냐는 자로의 물음에 대한 대답이었다. 1978년 개혁 개방을 선언한 덩샤오핑(鄧小平)이 ‘돌을 두드리며 강을 건넌다[撲着石頭過河]’고 한 말도 실은 여리박빙에서 나온 것이다. 여리박빙은 줄여서 이빙(履氷)이라고 쓴다.

비슷한 말은 봄철의 얼음을 건넌다는 섭우춘빙(涉于春氷)이다. 서경 군아(君牙)편에 주나라 목왕(穆王)이 백성의 일과 교육을 담당하는 대사도(大司徒)에 군아를 임명할 때 내린 글에 나온다. 목왕은 “근심하고 위태롭게 여김이 범의 꼬리를 밟는 듯하며 봄에 살얼음을 건너는 듯하다[心之憂危 若蹈虎尾 涉于春氷]”면서 자신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K-디스커버리' 도입 박차…기업 소송 지형도 '지각변동' 예고 [증거개시제도, 판도를 바꾸다]
  • “나도 부자아빠” 실전 체크리스트…오늘 바로 점검할 4가지 [재테크 중심축 이동②]
  • 항암부터 백신까지…국내 제약바이오, 초기 파이프라인 개발 쑥쑥
  • 비트코인 시세, 뉴욕증시와 달랐다
  • '흑백요리사2' 투표결과 1대1의 무한굴레
  • "새벽 3시에 오픈런"⋯성심당 '딸기시루' 대기줄 근황
  • 증권사들, IMA·발행어음 투자 경쟁에 IB맨들 전면 배치
  • 50만원 초고가 vs 1만 원대 가성비 케이크…크리스마스 파티도 극과극[연말 소비 두 얼굴]
  • 오늘의 상승종목

  • 12.24 14:04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9,046,000
    • -1.57%
    • 이더리움
    • 4,348,000
    • -2.14%
    • 비트코인 캐시
    • 845,000
    • -2.48%
    • 리플
    • 2,746
    • -2.49%
    • 솔라나
    • 180,300
    • -3.58%
    • 에이다
    • 529
    • -3.29%
    • 트론
    • 419
    • -1.18%
    • 스텔라루멘
    • 318
    • -2.15%
    • 비트코인에스브이
    • 27,430
    • -3.99%
    • 체인링크
    • 18,090
    • -2.06%
    • 샌드박스
    • 164
    • -3.5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