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위기가기회다]“영원한 1등은 없다…밀리면 끝” 순위다툼 피마른다

입력 2014-10-0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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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이후 생존경쟁 더 치열해져

“영원한 1등은 없다.”

1등의 수성과 2등의 반격. 금융산업은 수십년간 순위경쟁을 펼쳐왔다. 자금이란 실물경제를 다루는 데다 정부 경제 정책의 최전방에 서 있어 이들의 머릿속에는 ‘밀리면 끝이다’란 인식이 강하게 박혀 있다. 때로는 강력한 오너십으로, 때로는 정부의 적극적 지지로, 때로는 탁월한 전략전술로 선두를 수성하고, 위협한다.

이러한 금융 생태계 변화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수동적으로 대응했던 금융사들은 하위권으로 밀려나고, 위기를 기회 삼아 인수합병(M&A)과 신규 사업 진출을 모색했던 금융사들은 단숨에 상위권으로 도약하고 있다.

◇은행, 오너십에 가까운 리더십으로 선두권 도약= 지난 2007년 외환위기 이전에는 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은행 등이 설립연도에 맞춰 5대 대형은행 체제를 유지했다.

그러나 IMF 직격탄을 맞은 이들은 부실여신의 파고를 이겨내지 못하고 우리은행(상업+한일), 신한은행(신한+조흥), 하나은행(하나+서울+보람)으로 묶이면서 자취를 감췄다.

현재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신한·하나·KB국민·농협은행 등은 당시 하위권이거나 국책은행으로 분류된 곳들이다. 이들의 경쟁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더 치열해졌다.

상위권 승기(乘機)를 잡은 곳은 신한, 하나은행이다. 이 두 은행의 공통점은 오너십에 가까운 리더십이 있다. 신한은행은 라응찬 전 회장 체제만 20년간 유지됐고 윤병철, 김승유 전 회장은 둘이서 27년간 하나은행을 이끌었다.

임원 간 권력 다툼으로 순위가 오르내린 KB국민은행과 달리 신한은행은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으며, 하나은행은 차근차근 순위 다툼에서 상위권을 향했다.

지난 2010년 이전 명실상부 1위를 지키던 우리은행은 정부 민영화 계열사들을 떼내면서 덩치가 작아졌다. 농협은행은 내부 불협화음 속에서도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은행권 잠룡으로 떠올랐다.

◇보험, 탁월한 마케팅 능력이 상하위 갈랐다= 동부화재는 지난해까지 수년간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부동의 1위였다. 지난해 12월 한달만 해도 동부화재의 다이렉트 차보험 원수보험료는 737억원으로 2위인 삼성화재의 640억원보다 97억원이나 많았다.

동부화재는 한국자동차보험으로 출범한 전통을 기반으로 1500명 규모의 텔레마케팅(TM) 조직을 동원한 아웃바운드 영업으로 선두자리를 지켜 왔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삼성화재가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수입보험료 680억원으로 점유율 21.2%를 달성하면서 다이렉트 시장의 판도가 달라졌다. 동부화재가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 20.4%로 2위로 밀려난 것. 삼성화재가 2009년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영업을 시작할 당시 시장점유율이 2.6%(월 수입보험료 57억원)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결과다. 삼성화재는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을 2011년 11.7%(306억원), 2013년 17.8%(557억원) 순으로 계속 늘려왔다.

삼성화재는 사이버마케팅(CM)을 통한 인바운드 영업이 가격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기 때문에 선전할 수 있었다. 동부화재는 대규모 TM 인력을 영업기반으로 하는 만큼 고정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삼성화재는 고정비용을 대폭 줄였다.

또 삼성화재는 입소문 마케팅을 잘 활용했다. 상반기 삼성화재 온라인 자동차보험 신계약 건수 73만4607건 중 입소문으로 가입한 고객의 계약건수가 16만6755건이나 됐다.

◇2금융, 재편 과정서 순위변동 활발 예상= 신용카드 시장도 1등을 차지하려는 싸움이 타 업권 못지않게 치열하다. 카드 시장은 ‘규모의 경제’가 형성돼 1위 업체는 협상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고 무형의 프리미엄이 붙게 마련이다.

현재 시장점유율은 신한카드가 안정적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KB국민, 삼성, 현대카드가 각각 11~14%의 점유율을 나타내며 혼전 양상이다. 체크카드 및 법인카드 이용액 포함 여부 등 집계 방식에 따라 순위가 바뀐다.

지난해 이용실적 기준 4개 대형 카드사의 시장점유율이 58.8%에 달한다. 상위 4개 카드사뿐 아니라 후발 카드사들도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각종 혜택 및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과열 경쟁의 우려감이 늘 상존하고 있다.

카드 시장이 포화상태지만 향후 시장 재편 가능성은 높다. 우리금융의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카드의 향방에 따라 업계의 경쟁구도에 변화가 가능하다. 특히 ‘KB국민, 삼성, 현대’ 등 선두권 카드사 중에서 우리카드를 인수할 경우, 해당 카드사는 마케팅 효율성 제고와 더불어 신한카드를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합병시 통합 카드사의 점유율은 8% 수준으로 예상돼 롯데·우리카드를 제치고 업계 6위로 올라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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