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이연걸의 고민을 품다? [배국남의 X파일]

입력 2014-09-2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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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담 뺑덕' 제작보고회에서 정우성(사진=뉴시스)

“해외 진출이 배우의 궁극적인 목표가 될 수 없으며 아시아 배우들이 악역, 단역을 맡으면서까지 할리우드 진출을 꼭 목표하고 지향해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할리우드는 백인 위주의 사회다 보니 아무래도 백인이 주인공일 수밖에 없다. 나는 주인공이고 싶다.” 24일 해외 할리우드 진출에 대한 대중매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정우성이 한 말이다.

정우성의 말을 들으면서 1998년 7월 대만의 한호텔 기자회견장 모습이 떠올랐다. 멜 깁슨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리쎌 웨폰(Lethal Weapon)4’ 아시아 지역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호텔에 마련된 기자 인터뷰장에는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각국 기자들과 주연인 멜 깁슨 그리고 이 영화에 출연한 중국 배우 이연걸이 참석했다.

기자는 이연걸에게 질문 하나를 했다. “할리우드 영화는 대체로 남자 백인 중심의 스토리와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동양의 배우들은 백인 남자 주인공에 대립하는 악역이거나 주변부 인물이 많다. 할리우드 영화의 아시아인 캐릭터가 동양문화나 아시아의 정체성를 잘 드러내 주지 않고 왜곡된 형태가 많다. ‘리쎌웨폰4’의 이연걸이 맡은 배역도 악역이다. 이 캐릭터 출연에 고민은 없었나”라고.

이연걸은 답을 하기 전 한참 고민을 했다. 그리고 차분하게 답을 했다. “물론 고민을 많이 했다. 중국인인 내가 악역을 맡아 아시아인에 대한 편견이 커질 수 있다. 할리우드 영화의 아시아인에 대한 묘사가 적지 않게 문제가 있다. 하지만 아시아 배우들이 역량을 키워 주연뿐만 아니라 긍정적이고 아시아인의 성격을 잘 드러낸 배역도 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영화의 출연은 첫걸음이다”고 말하며 할리우드 영화 출연에 대해 아시아 배우로서 책임감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차인표가 ‘007 어나 더 데이’ 오디션을 본 뒤 제의를 받고도 출연을 하지 않기로 한 것도 한반도에 대한 왜곡된 묘사가 크게 작용했다고 기자에게 말한 적 있다.

물론 할리우드 영화에 악역이라고 해서 아시아 배우들이 출연을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은 아니다. 다양한 배역을 소화해 아시아 배우들의 존재감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정우성같은 배우의 고민도 매우 의미 있다. “나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도 한 명쯤은 있어야할 것”이라는 그의 말처럼 해외진출에 대해 정우성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배우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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