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민 “대학로, 기발한 아이디어 가득한 황금어장” [스타인터뷰③]

입력 2014-09-2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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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무대에 서고 있는 배우 허정민(사진=장세영 기자 photothink@)

“윤여정 선생님이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서 ‘돈이 없고 절박함이 있으면 연기를 더 잘 하게 된다’라고 말하셨지요. 크게 와닿았습니다. 간절해야 되는 거지요. 제가 100을 준비해도 무대에선 반도 못 보여준다는 경우도 있을텐데 문차일드 이후에는 제가 나태했습니다. 집안 사정이 안 좋아지고 군대 다녀 오고나니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집도 절도, 그리고 사람도 없었지요.”

경제적 어려움으로 기반을 잃은 허정민은 대학로 무대에 섰다. 지난 3년 간 연극 ‘뉴 보잉보잉 1탄’, 뮤지컬 ‘담배가게 아가씨’ 등 무대에 꾸며온 허정민은 최근 ‘연애 말고 결혼’ 촬영 전부터 올렸던 연극 ‘S 다이어리’, ‘수상한 흥신소’를 마저 끝냈다.

“할 게 연극 밖에 없었죠. 기술 자격증도 없었고, 할 줄 아는 게 연기인데 불러주는 사람이 없었으니까요. 생계를 유지해야 했기에 시작했습니다. 여럿이서 소재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함께 하는 점도 외동아들이라 외로운 저로서는 재미도 느꼈고요. 배우는 점도 많지요.”

허정민은 “아이디어 회의를 하면 ‘대학로를 정신병동 집합소’라고 부를 정도로 기발한 게 많다. 비방용도 많지만, 이번 ‘연애 말고 결혼’에서도 그 중 센스 있고 재밌는 연기를 뽑아다 쓴 게 많다”고 이야기했다.

“(공연 구성원끼리) 똑같이 가난하고, 똑같이 없으니까 ‘네가 잘났네’, ‘내가 잘났네’ 할 필요도 없지요.” 더군다나 여의치 않는 최근 대학로 사정을 체감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다.

“같은 공연이라도 연극과 뮤지컬의 차이가 너무 큰 게 사실입니다. 저도 뮤지컬을 해봤지만, 연극이 비교적 등한시 받는 게 없지 않아 있다고 생각하죠. 또 대학로의 효율적이지 않은 연습 시스템과 부당한 대우 등은 어린 시절부터 연기 생활을 해온 저로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물론 연극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반성을 해야 됩니다. 구미에 맞는 마케팅을 하는 뮤지컬에 비해 연극은 돈 없다는 핑계로 투자를 하지 않고요. 소재도 시시콜콜한 연애 소재에 그치지요. 이제는 관객도 그런 것에 물려있어요.”

딛고 일어선 그간의 고난은 연기에 대한 갈망을 더욱 단단케 하면서도, 욕심은 내려놓게 만들었다. 스스로가 좋아하고 잘 할 줄 아는 것에 자신감을 더할 뿐이다.

“배우는 세일즈라고 생각해요. 밖에 내보이고 나라는 상품을 팔고 홍보하는 직업이지요. 제가 가진 재능을 소모하면서도 새롭게 만들어 내야하기 때문에 늘 내재화, 개발을 해야하지요. 내 직업이 연기자라면, 몸을 키우고, 피부 관리 하는 게 아니라, 연기 스킬을 계속 만들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해요. 사실 영화나 TV는 잘 보지 않아요. 편집된 연기보다는 날 것들에서 발췌할 게 더 많다는 생각도 들어서랍니다. 그래서 대학로를 못 떠나는 것 같아요. 얼마나 황금어장인데요. 새롭게 잘 하는 배우가 등장하면 ‘저 또라이는 뭐야’라면서 꼭 챙겨보고 배우는 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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