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흡연자 인권은 뒷전…"담배 피우면 죄?"

입력 2014-09-1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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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인상

(사진=뉴시스)

11일 정부가 국민건강증진을 위한 종합 금연대책으로 담뱃값 인상안을 내놓았다. 두 배에 가까운 가격 인상이지만, 담뱃값 인상만큼 실제 흡연자에 대한 처우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먼저 흡연자들의 숨통을 틔울 수 있는 흡연구역조차 제대로 갖춰놓지 않으면서 담배에 대한 규제만 늘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흡연자의 인권과 행복추구권이 보장되지 않은 일방적인 금연 대책은 오히려 흡연자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2012년 6월 서울의 각 자치구에서는 3개월간의 금연 계도 기간을 끝내고 길거리 흡연의 전면적인 과태료 부과를 시행했다. 도심 한복판의 대로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못 박아 버렸지만, 정작 흡연구역 설치는 나 몰라라 한 상태다.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제9조에 따르면 흡연구역지정은 각 건물의 소유주에 있다. 그러나 대다수 건물주와 해당 시청 담당자는 흡연구역지정 의무를 서로에게 미루고 있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흡연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드문드문 보이는 흡연구역도 관리가 제대로 안 돼 필터기는 먼지가 쌓인 채 비위생적으로 놓여 있고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몰리다 보니 흡사 흡연자들이 감옥 속 죄수처럼 보이기도 한다.

2004년 헌법재판소는 "흡연권은 인간의 존엄과 행복추구권을 규정한 헌법 제10조와 사생활의 자유를 규정한 헌법 제17조에 의해 뒷받침된다"며 흡연권을 인정한 바 있다. 침을 뱉거나 아무 데서나 연기를 태우는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지만, 타인에게 피해 주지 않는 착한 흡연자에겐 적어도 담뱃값 인상만큼의 보상이나 처우개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여론의 목소리다.

한편, 지난 2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흡연율을 낮추려면 가격정책이 최선이기 때문에 담뱃값을 4500원 정도로 올려야 한다"고 밝힌 뒤, 정부와 여당은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담뱃값 인상안 등 종합 금연대책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종합 금연대책에는 담뱃값 인상 외에도 담뱃값 인상액의 기금·세목별 배분, 흡연경고그림 등을 포함한 비가격 금연정책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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