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탄자니아의 ‘적정의료’ 프로젝트

입력 2014-08-2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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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인구 5000만명에 육박하는 인구를 가진 동아프리카 탄자니아는 총 무역 규모가 불과 2억 달러 수준이다. 5000만 달러의 수입과 1억5000만 달러의 수출이 전부다. 이 나라와의 무역 확대를 위해 류영규 코트라 지사장은 동분서주하고 있다. 부임 이후 수출이 두 배 정도 늘었다고 한다. 그러나 탄자니아를 포함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구매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한국 상품을 판매하기 이전에 이 나라의 발전에 동참하는 파트너십이 중요한 이유다.

탄자니아는 교육과 보건의료의 개선에 국가 차원의 우선 순위를 부여하고 있다. 한국이 이러한 국가 발전 전략에 동참해 동반성장하는 것이 새로운 무역 전략이라는 것이 오영호 코트라 사장의 주장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나라에 꼭 필요하나, 다른 나라들이 제공하기 어려운 차별화된 전략 기획들이 필요하다. 그 대안으로 개도국을 위한 적정의료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적정 의료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저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대안이다. 예를 들어 탄자니아 의료기관의 진료 활동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통계시스템이 필요하다. 지금은 농촌의 보건지소와 보건소의 통계를 종이 문서로 상위 병원들에 전달한다. 다섯 단계에 달하는 수집 절차를 마치고 통계가 나오는 데 최소 3개월이나 걸린다. 심지어 오류 가능성도 대단히 높다. 거칠게 비유하면 눈감고 운전하는 수준이다. 국가 자원이 너무 부족해 현 시스템을 최적화한다고 해도 크게 개선될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

그렇다고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만 보급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직접 방문한 여러 병원들의 PC 대부분은 고장나 있다. 전원이 불안정해 발생한 쇼크 때문이라고 한다. 시골 보건지소의 경우 아예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도 많다. 여기에 대안으로 배터리 완충이 있는 스마트 패드, 노트북, 태양광 충전,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혁신적인 시스템 개발을 위한 투자를 제시할 수 있다. 단 500만 달러면 탄자니아 국가 전체의 실시간 의료 통계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국가 의료 비용이 10% 절감된다면 1억5000만 달러가 된다. 바로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적정의료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적정의료의 또 다른 제안들을 제시해 본다면, 적정 모자보건 장비다. 탄자니아의 영아 사망률은 여전히 5%를 웃돈다. 의사 수는 한국의 5% 수준인 인구 만 명당 1명꼴이다. 지방 보건소 가운데 의사가 머무는 곳은 거의 없고, 보건지소에는 간호사조차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기에 제왕절개 수술이 필요한 산모의 사전 진단이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한국에 그 흔한 초음파 진단기는 그림의 떡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100달러대의 대안이 바로 적정 태아 도플러 장비 프로젝트다. 휴대폰 단자 충전이 가능하고 교육 기능을 구비한 뒤 사후 관리 기능을 부가하면 될 것이다. 500만 달러면, 탄자니아의 영아 사망률을 유엔이 권고하는 수준인 1%대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 기대효과 또한 1억5000만 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적정의료의 예를 또 하나 추가하면 보건소의 무선망 기반 IT 솔루션이다. 방문한 코이카와 코피 지원 보건소는 다른 보건소에 비해 시설은 훌륭하다. 그러나 환자들의 기록이 없다. 10여 명의 의료진 간의 소통은 너무 부족하고 일일 관리는 너무 힘들어서다. 한국의 IT 기술과 현지 인력의 글로컬라이즈를 이용하면 지속가능한 대안 구축을 낮은 비용으로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지원 금액 200만 달러의 5%만 추가하면 기대 효과는 두 배 이상이 될 것이다.

탄자니아에는 많은 코이카 봉사단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을 활용하는 대안으로 적정의료 현지화를 제언해 본다. 다른 국가들과는 차별화된 지속 가능한 지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탄자니아의 최고 병원인 무힘빌리 의대 병원은 한국 수출입은행이 지원해 새로 건립하고 있다. 김창석 소장이 동분서주하며 거대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이곳은 한국 의료의 전진기지가 될 것이다. 탄자니아 주재 정일 대사는 이러한 적정의료 협력을 위해 보건부 장관, 국립대 총장, 보건부 관계자들을 모시고 만찬을 개최했다. 가장 효과적인 외교 활동이라는 점에서 지면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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