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엽의 시선] 차기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필요한 것

입력 2014-08-1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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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출신의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 감독이 홍명보 전 감독의 후임으로 한국 축구 대표팀의 사령탑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한축구협회 이용수 기술위원장과 실무팀은 일주일 전 네덜란드 현지로 급파돼 판 마르바이크 감독에게 한국대표팀 감독직을 제안했고 그는 일주일간의 심사숙고할 시간을 요구한 바 있다. 이제 약속한 시간이 다 됐고 조만간 차기 대표팀 감독이 확정될 전망이다.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메이저대회 16강 이상, 충분한 클럽팀 감독 경험, 영어 의사소통 등 협회가 마련한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인물이다.

현 상황에서 축구협회가 내건 조건에 부합하는 후보들 중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최상의 선택으로 보인다. 물론 최근 맡았던 함부르크 SV에서 시즌 도중 부임해 성적부진으로 시즌을 다 마치지 못한 채 경질됐고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한 유로 2012에서 3패만을 기록하고 탈락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네덜란드를 준우승으로 이끌었던 전력도 있다.

어차피 일정한 기준을 정한 뒤 추려낸 후보군에서 선택한 것인 만큼 더 이상 자질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용수 위원장이 면담 후 심사숙고할 시간을 준 것은 협상 과정에서 판 마르바이크 감독의 인성에도 합격점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기자는 이천수가 페예노르트 로테르담에서 활약하던 2007-08 시즌 페예노르트의 경기 대부분을 현장에서 취재하며 판 마르바이크 감독과 자주 대면했다. 당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그가 바깥에서의 평가에 관계없이 자신이 선택한 선수들에게 꾸준한 믿음과 자신감을 심어 준다는 점이었다. 현 네덜란드 대표인 조르지니오 바이날둠, 리로이 페어 등은 그를 통해 중용됐거나 그를 통해 프로 선수로 데뷔한 선수들이다.

당시 이들은 모두 10대 선수들이었고 안팎에서 의구심을 나타냈지만 결국 대표선수로까지 성장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이후 부침을 겪던 터키의 누리 사힌 역시 그가 페예노르트에 임대로 불러들여 기회를 제공하면서 재도약할 수 있었다. 모든 감독이 장단점을 가지게 마련이지만 적어도 재능있는 선수를 발굴하고 이들이 성장시키는 것에 있어서만큼은 확실한 강점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베테랑들을 적절하게 중용한다는 점 역시 강점이다.

다시 한국 대표팀으로 돌아와보자. ‘독이 든 성배’라는 말이 따라붙을 정도로 부담이 큰 자리다. 현 상황에서 과감하게 이 자리를 맡을 국내 감독은 없다. 하지만 외국인 감독에게는 분명 매력있는 자리다. 아시아 최강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유럽파들도 다수 포진해 있어 유럽 출신 감독이라면 선수들을 파악하는 데에도 큰 어려움이 없다.

홍명보 감독을 통해 또 한 번의 도약을 노렸던 계획은 일단 실패했다. 이제 새로운 감독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고 대표팀을 재건해야 한다는 쪽으로 여론의 공감대도 형성됐다. 어느 누가 감독으로 부임한다 해도 반드시 최소한의 시간은 필요하다. 이제는 조급증보다 검증된 감독이 팀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팬과 언론이 믿고 기다려야 하는 일만 남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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