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분가는 형제간 분쟁의 신호탄이었나

입력 2006-08-21 09:44 수정 2006-09-0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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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 2남 한진중공업ㆍ4남 메리츠금융그룹 지난해 홀로서기

현재의 한진그룹 대한항공ㆍ한진ㆍ한진해운 중심 22개 계열사

조양호 회장 최대주주인 장외 정석기업, 계열사 지배구도 始發

분쟁결과 어떻든 조 회장 그룹 지배력에 미칠 영향은 거의없어

재계 7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 한진그룹 조씨가(家)의 형제간 분쟁이 ‘2라운드’에 들어갔다.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2남 조남호(55) 한진중공업그룹 회장과 4남 조정호(48)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은 최근 맏형조양호(57) 한진그룹 회장 등을 상대로 6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선친이 생전에 설립해 네형제가 24%씩 똑같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내 면세품 공급업체 브릭트레이딩컴퍼니(브릭스)의 독점적 납품권을 조양호 회장이 아무런 협의 없이 S무역에 이전함으로써 브릭스를 통해 매년 받던 2억~4억원의 배당금을 받지 못했다는 게 소송의 주된 이유다.

◆ 한진家 분쟁으로 그룹 지배구조 관심

이는 한진가 형제간 분쟁이 지난해 말 한진그룹 계열사 정석기업 주식으로 촉발된 이래 또다른 사안까지 더해 법정 다툼이 격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석기업 주식 소송은 조남호, 조정호 회장이 조양호 회장을 상대로 정석기업 주식 7만주 가량의 상속권을 주장하면서 제기한 것으로 현재 소송이 진행중이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그룹내 형제간 분쟁이 통상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기 십상이지만 한진그룹의 경우는 향후 두 소송 결과가 어떤 식으로 매듭지어 지든 현 경영권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는 점이다.

그만큼 조양호 회장이 이끄는 현재의 한진그룹은 조남호, 조정호 회장 ‘분가(分家)’ 뒤 외풍(外風)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지배구조를 갖춰놓고 있다.

◆ 고 조중훈 회장 2ㆍ4남 지난해 분가

한진그룹은 창업자인 조중훈 회장이 지난 2002년 타계한 이후 네 아들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남호 한진중공업그룹 회장, 조수호(52) 한진해운 회장,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의 ‘분가’가 가속화돼 왔다.

조정호 회장을 구심점으로 계열사 메리츠화재해상보험과 메리츠증권을 거느리고 있는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해 3월 일찌감치 한진그룹에서 계열 분리했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조남호 회장의 한진중공업그룹이 홀로서기에 성공하며 한진중공업을 비롯해 한국종합기술, 한일레저, 한진도시가스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재계 32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결과 지금의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을 지배주주로 한 대한항공 중심의 항공 부문과 조수호 회장이 맡고 있는 한진해운 등 해운 계열사들로 구성돼 있다.

지난 1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으로 대한항공, 한진해운, 한진, 한국공항, 한불종합금융 등 5개 상장사와 정석기업, 한진관광, 거양해운, 한진정보통신, 칼호텔네크워크, 제동레저 등 비상장사 17개 등 총 22개사에 이른다.

◆ 현재 한진그룹 계열사간 지배구도 정석기업이 시발점

대우증권에 따르면 한진그룹 계열사간 지배구조는 정석기업, 한진, 대한항공 등 3개사를 중심으로 한 순환출자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정석기업은 그룹의 지주회사나 다름없다.

고 조중훈 회장의 호인 ‘정석’을 본뜬 정석기업은 겉으로만 보면 총자산 20조7000억원(4월1일 기준)에 달하는 한진그룹에서 빌딩 관리사업을 주로 하는 소계열사에 불과하다. 총자산이 2700억원, 자본금은 104억원(2005년 12월말 기준), 지난해 매출은 268억원을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정석기업은 한진그룹 모태인 국내 1위 물류업체 한진의 지분 14.1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이외에 한진그룹 내 유일한 금융 계열사인 한불종합금융 지분 6.13%도 소유하고 있다.

정석기업을 최대주주로 둔 한진은 이어 대한항공 지분을 조양호 회장(9.49%)에 버금가는 9.25%를 갖고 있다. 또 부산3부두운영 42.40%, 인천항3부두운영 36.00%, 포항항7부두운영 37.00%, 평택컨테이너터미널 12.00% 등의 출자 지분도 있다.

◆정석기업→한진→대한항공→한진해운ㆍ한국항공

이어 대한항공이 한진해운 지분을 해운 계열의 지배주주인 조수호 회장(6.87%) 다음으로 많은 6.25%를 보유하면서 순환출자 지배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출자 계열사수로는 대한항공이 그룹내 핵심 계열사 답게 다른 계열사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한국공항 58.95%를 비롯, 한불종합금융 15.14%, 칼호텔네트워크 100.00%, 한국글로발로지스틱스 65.00%, 한진관광 55.82%, 항공종합서비스 100.00%, 거양해운 1.03%, 정석기업 24.40%, 토파스여행정보 67.35%, 한진정보통신 99.35%, 제동레저 100.00% 등의 지분을 소유하며 지배권에 두고 있다.

이어 한진해운이 거양해운 96.91%, 부산인터내셔널컨테이너터미널 50.00%, 광양인터내셔널컨테이너터미널 50.00%, 평택컨테이너터미널 25.00%, 싸이버로지텍 40.00%, 한진관광 5.90%, 정석기업 2.21% 등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조양호 회장 정석기업 최대주주(25%)로서 그룹 장악

이처럼 정석기업은 정석기업→한진→대한항공→한진해운ㆍ한국항공 등 그룹 주력 계열사로 연결되는 시발점인 셈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이처럼 그룹 지배구조의 구심점 노릇을 하는 정석기업에 대해 자신의 지분 25.00%(50만130주)를 포함해 대한항공(24.41%)․한진관광(20.88%) 등 그룹 계열사들과 친인척들과 함께 100% 보유하면서 지배기반을 공고히 해놓고 있다.

이외에도 한진(이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32.41%) 5.91%, 대한항공(31.81%) 9.49% 등 그룹 주력사들의 지분을 확보해 놓고 있다.

이렇듯 조양호 회장이 한진그룹에 대해 상대적으로 견고한 지배기반을 갖춰놓고 있는 만큼 한진가 형제간 소송 결과가 어떤 식으로 나오든 그룹 경영권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는 것은 이 때문이다.

다만 조 회장은 다른 주력사인 한진해운 보유주식은 없다. 이는 한진해운 계열 소그룹은 동생인 조수호 회장의 독립 경영 체제라는 점을 분명히 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조수호 회장은 한진해운(28.14%) 최대주주로서 6.8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한진 2.23%, 대한항공 1.35%, 한국공항(63.18%) 0.61% 등을 갖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한진가의 공방은 경영권 다툼보다는 유산상속 과정에 불거진 감정싸움 성격이 짙다”며 “한진중공업 계열과 금융계열이 계열분리된 데다 한진그룹도 조양호 회장이 지배기반을 다져놓고 있어 실질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한 ‘형제의 난’으로까지 비화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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