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돈 앞에선 ‘사돈지간’도 없다

입력 2006-08-07 09:00 수정 2006-08-07 14:2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롯데, 사돈기업 태광이 공들여 온 우리홈쇼핑 전격인수

최근 롯데쇼핑은 신동빈 부회장의 주도하에 4667억원을 투입, 경방으로부터 우리홈쇼핑 지분 53.03%를 인수하면서 홈쇼핑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그러나 정작 우리홈쇼핑을 인수하기 위해 몇 년간을 공들여온 태광측은 '뒷 통수를 얻어 맞은 격'으로 허탈해 하고 있다.

태광이 오랫 동안 우리홈쇼핑 인수작업을 계속 벌여왔던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롯데가 우리홈쇼핑을 전격 인수해 버렸기 때문이다.

롯데와 태광은 사돈지간이다.

우리홈쇼핑 인수를 주도한 롯데 신동빈 부회장과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은 처남매부지간이다. 이호진 태광 회장의 부인 신유나 여사가 롯데 신격호 회장의 셋째 동생 신선호 일본 산사스식품 회장의 맏딸인 것이다.

사돈에게 일격을 당한 태광으로서는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는 없는 일. 이에 따라 태광으로서는 홈쇼핑 성공의 관건인 SO(유선방송사업자)를 전국적으로 27개나 확보하고 있어 SO사업을 갖고 있지 않은 롯데에 어떤 공격을 가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SO망을 갖고 있는 태광측은 롯데가 우리홈쇼핑을 인수하자마자 불쾌한 심정을 감추지 않고 있어 향후 이들 사돈기업간의 한판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이번 태광과 롯데와의 사돈지간의 싸움은 과거 삼성과 대상의 미원·미풍 전쟁을 연상케 하고 있다. 물론 삼성과 대상은 미원·미풍 전쟁 이후 삼성 이재용 상무와 대상 임창욱 명예회장의 장녀 세령씨가 결혼하면서 사돈지간이 된 것이 다른 점이다.

삼성 계열의 제일제당과 대상의 미원·미풍 전쟁은 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상의 ‘미원’이 조미료 시장을 독식하던 때에 제일제당(현 CJ)이 조미료 업체를 인수, ‘미풍’이라는 브랜드를 내놓자 양사간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는 치열한 경쟁을 벌였었다.

이후 원수처럼 지내던 두 그룹간에 삼성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상무와 대상 임창욱 명예회장의 장녀 세령씨가 부부의 연을 맺어 재계의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특히 당시 이들의 결혼은 각각 영호남의 대표기업이며 미원·미풍 전쟁으로 유명한 삼성과 미원(대상의 전신)이 사돈이 됐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와 LG전자간의 전자싸움도 알고 보면 사돈 지간의 팽팽한 신경전에서 비롯되고 있다.

삼성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둘째딸인 숙희씨는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에게 시집을 갔다. 이병철 회장과 구인회 회장은 보통학교를 함께 다닌 죽마고우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삼성은 지난 68년 LG(당시 럭키금성)가 독점해온 전자부문에 뛰어들면서 사돈지간의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숙희씨 부부가 어려운 처지에 빠지기도 했다는 것이 재계 후문이다.

이같은 관계는 현재 우리나라 전자 반도체 기술을 이끌어 가는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한 지금에서도 과도한 자존심 싸움으로 여전이 벌어지고 있다.

반면 재벌 사돈간에 협력방안을 구축하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띈다.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동국제강그룹에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된 재무적 투자를 요청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금호아시아나와 한국철강(동국제강 집안)은 사돈 관계로 박삼구 회장의 형인 고 박정구 회장의 차녀 은경씨와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의 차남 세홍씨가 부부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런 관계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한 자금지원을 요청했고 동국제강 역시 그동안 조선과 건설 분야 인수참여를 검토해 온 가운데 이번 요청을 신중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인건비부터 골재까지 “안 오른 게 없네”…공사비 상승에 공공·민간 모두 ‘삐그덕’[치솟은 건설원가, 공사비 고공행진 언제까지?①]
  • ‘尹 명예훼손 의혹’ 김만배·신학림 구속…“증거인멸·도망 우려”
  • 전국 30도 안팎 넘는 더위…'호우경보' 제주는 오후부터 차차 그쳐
  • 비트코인 떨어지니 알트코인 불장 오나…"밈코인 도미넌스는 하락 중" [Bit코인]
  • 반복되는 ‘어지럼증’ 이유가? [e건강~쏙]
  • 생존 걸린 리스크 관리...은행들 계획표보다 빠른 준비[내부통제 태풍]
  • “초코파이, 제사상에 올리기도”...베트남 조상님도 찾는 한국의 맛 [해외 입맛 홀린 K푸드]
  • 맥도날드서 당분간 감자튀김 못 먹는다…“공급망 이슈”
  • 오늘의 상승종목

  • 06.21 13:25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1,256,000
    • -0.6%
    • 이더리움
    • 4,961,000
    • -0.9%
    • 비트코인 캐시
    • 557,500
    • +1.46%
    • 리플
    • 691
    • -0.58%
    • 솔라나
    • 187,800
    • +0.05%
    • 에이다
    • 550
    • +0.36%
    • 이오스
    • 818
    • +0.49%
    • 트론
    • 166
    • +1.84%
    • 스텔라루멘
    • 132
    • -0.75%
    • 비트코인에스브이
    • 62,950
    • +1.12%
    • 체인링크
    • 20,150
    • -0.59%
    • 샌드박스
    • 476
    • +3.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