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면수의 이슈만화경] 국민적 집단 트라우마, 언제 끝날까

입력 2014-06-2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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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용어 가운데 트라우마(trauma)라는 것이 있다. 이는 사고로 인한 외상이나 정신적인 충격으로 인해 사고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까봐 미치도록 불안해하는 심리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대한민국은 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국민적 집단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자녀를 둔 부모는 물론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슬픔과 분노, 원망과 탄식을 내놓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러한 국민 집단적 트라우마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만일,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또다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다면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심정은 어떨까.

말 그대로 참담한 기분일 것이고, 사건,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지 못한 정부가 원망스러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최근 발생한 GOP 총기 난사는 충격 그 자체를 넘어 국민 모두를 경악케 하고 있다.

지난 21일 저녁 동부전선 최전방 GOP(남방한계선 철책 초소) 근무를 마치고 복귀하던 임모 병장은 동료 병사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그 자리에서 5명이 숨지고 7명을 부상케 했다.

이들은 모두 20대 초반의 꽃다운 청춘들이다. 또한 그들은 분명 국민 누군가의 둘도 없는 소중한 자식들일 것이다.

전쟁 중에 적의 총탄에 맞아 사망해도 부모 가슴은 찢어지는 법인데,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와중에 동료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는 것은 참으로 비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왜 이런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는지에 생각이 꽂히지 않을 수 없다. 임 병장은 군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다분한 ‘관심병사’였다.

그런데도 군은 총기와 실탄을 휴대하는 최전방 초소인 GOP에 임 병장을 투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은 군이 만들어낸 인재라고 지적하고 있다.

만일, 군이 관심병사 관리를 제대로 해왔다면 이번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물론 사건 경위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어라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지만, 결과론적으로 볼 때 군 당국이 책임을 ‘면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사건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군 당국의 노력이다. 군 당국은 총기 사건이 있을 때마다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잊을 만하면 또 다시 터지는 총기 난사 사건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한단 말인가.

보다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일례로 관심사병의 경우 전문 상담사와 정신과 의사를 통해 정밀하고,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는 한편 부대원 간 전우애를 돈독하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통해 군 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근절되면 부모들은 자식들이 군에 있더라도 다리 쭉 펴고 꿀잠을 잘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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