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뒷담화] 청와대 비선 핵심이라는 정씨는 누구?

입력 2014-06-2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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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지목한 ‘만만회’의 ‘회’…박근혜 대통령 비서 출신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를 계기로 청와대 인선에 ‘비선라인’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퍼지고 있다. 청와대는 즉각 부인했지만, 그간 여권 내에서도 공공연한 비밀로 통했던 데다 일부에선 어느 정도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여서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문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위원장으로 내정됐던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25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선라인이 인사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국민과 정치권 등에서 갖고 있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문 전 후보자 추천은 청와대 비선라인인 ‘만만회’에서 했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만만회는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박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씨, 고 최태민 목사의 사위로 과거 박 대통령의 비서를 지낸 정윤회씨의 이름 마지막 글자를 딴 조어로 알려져 있다.

같은 당 김효석 최고위원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도대체 비선, 최측근이 누군지, ‘보이지 않는 손’이 누군지 밝혀야 된다”며 “이 사람들이 제대로 사과하고 책임을 져야 국정 공백 사태가 안 일어날 것”이라고 거들었다.

새누리당 상임고문인 박관용 전 국회의장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공식채널이 아닌 소규모 비선라인을 통해 상당히 많은 얘기를 듣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몇몇 사람들과 의논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비선그룹의 조언은 대통령의 뜻을 받든다는 전제 위에서 하는 거라 비공식적 의사결정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정치권에서는 비선라인의 핵심인물을 정윤회씨로 보고 있다.

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은 기자와 만나 “이번 총리 추천도 정윤회씨가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실장, 안봉근 제2부속실장)을 통해 추천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정씨는 고 최태민 목사의 사위다. 2004년 박근혜 대통령이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되기 전까지 비서실장 역할을 했다. 1998년 국회의원 첫해 박 대통령의 의원실 보좌진이었던 이재만 대통령총무비서관과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고 이춘상 보좌관이 모두 정씨 밑에서 일했다. 그러나 정씨는 정식 보좌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입법보조원’ 신분을 갖고 ‘무급직’으로 일하며 배후에서 보좌진을 조종한 것으로 전해진다.

2004년 이후로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정씨는 여전히 박 대통령의 신뢰를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박 대통령은 2007년 대선 경선 검증청문회에서 ‘대통령이 돼도 최 목사 가족과 계속 관계를 가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정윤회 비서가 능력이 있어 실무 도움을 받았다. 법적으로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실력이 있는 사람이면 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과 정씨가 ‘상하’ 관계가 아닌 ‘수평’ 관계에 있다는 얘기도 있다.

정씨는 또 비단 이번 총리 인사 뿐 아니라 국회의원 공천을 비롯해 각종 요직 인선 때도 종종 관여해왔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문창극 전 후보자를 비롯해 장관 여럿이 서울고 출신인데, 서울고 출신인 정윤회가 추천했다고 하더라”며 “김기춘이 ‘왕실장’이라고 하지만 실권은 정윤회인 듯하다”고 했다. 다만 정씨가 실제 서울고를 졸업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청와대는 정씨 등 비선라인 의혹을 정면 부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선라인이 인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모든 인선은 청와대 인사시스템을 거쳐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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