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서울국제도서전서 본 작은 희망 -홍샛별 문화부 기자

입력 2014-06-2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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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였다. 종이 냄새와 나무 냄새, 커피 냄새 등이 뒤섞인 홀에는 수백 명의 사람이 오갔다.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지만, 시끄럽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조용히 손으로 눈으로 책을 훑고 골랐다. 18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펼쳐진 2014 서울국제도서전은 많은 관객을 불러들이며 조용히 막을 내렸다.

출판계가 어렵다고들 한다. 출판사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그들은 한숨부터 내쉰다. 책에 대한 애정과 열정 하나만으로 일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그들이다. 독서 인구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지난해 전국 2인 이상 가계의 도서 구입 비용은 월평균 1만8690원으로, 11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미약하나마 작은 희망을 발견했다. 서울국제도서전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음을 증명한 자리였다. 각 출판사와 세계 각국이 마련한 부스는 지난해보다 수는 줄었지만, 북적이는 사람들로 성황이었다. 대형 출판사인 민음사와 문학동네에 사람이 몰려 있긴 했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부스에도, 소규모 공방에도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였다.

이제는 한 발짝 더 나아갈 때다. 국제도서전으로서의 구색을 갖춰야 한다. 지난 4월 개최된 2014 런던국제도서전에는 개인의 도서 구매를 넘어 ‘국제’ 도서전의 타이틀에 걸맞은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이 존재했다. 이에 대해 고영수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은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제도서전인 만큼 B2B 시장도 적극적으로 지향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도움닫기는 끝났다. 이제는 비상할 때다. 서울국제도서전이 국내 책쟁이들의 사랑을 넘어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도서전이 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 내년에는 국제 간 판권 거래가 있는, B2B 시장으로 재정비돼 훨훨 나는 서울국제도서전의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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