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 연결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 -한숙기 한스코칭 대표

입력 2014-06-1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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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명을 80년간 추적한 인간 수명에 대한 기념비적 연구가 있다. 터먼 프로젝트라 불리는 이 종단 연구는 1910년 전후에 태어난 1500명을 대상으로 결혼, 교육, 자녀, 직업, 라이프스타일, 애완동물, 신앙심, 인생관 등 다양한 삶의 조건에 따라 그들의 인생과 죽음을 추적했다.

그 결과, 오래 살기 위한 “건강한 삶의 경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과 성실성으로 나왔다. 가깝고 편한 사람들이 많이 있고 그들과 긴밀히 소통하는 것이 장수에 가장 결정적이라 한다. 그렇다면 여러 노후대책 중 으뜸은 소통에의 투자이리라. 소통할 대상을 확보하고 소통 기술을 익히는 것이다.

인간의 최고 사령부 뇌가 하는 일은 한마디로 연결이다. 최소 신경단위 뉴런은 자극을 받으면 전기신호와 화학물질을 통해 인접 뉴런과 연결되며 시냅스를 형성한다. ‘시냅스가 곧 나다’가 성립할 정도로 시냅스가 만드는 신경회로망은 뇌기능의 바탕이며 생각, 의식을 출현시킨다. 그런데 시냅스 연결이 만들어지는 현장은 어떤 삶의 현장보다 치열하다. 수시로 생성, 소멸하는 지독한 동적 다이나믹스이다. 분, 초. msec 단위로 전압과 신경전달 활동이 바뀌고 이온채널은 15분 만에 붕괴된다.

뉴론의 연결은 생존의 명령이다 연결되지 않으면 곧 죽는다. 연결을 향한 뉴런 팔의 몸부림은 가히 필사적이다.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몸체(세포체)에 비해 2미터나 되는 팔(축삭돌기)은 연결을 위해 광란의 춤을 춘다.

인간 정신활동이란 천문학적 숫자의 시냅스들의 협연이다. 하나의 생각이 출현하는 데에는 수만개의 시냅스가 관여한다. 그런데 자극이 주어지지 않으면 팔은 사라지고 활동을 멈춘다. 연결의 효율에는 속도도 중요하다.

전기 pulse가 이동하는데 전류가 새지 않도록 미엘린이라는 절연체로 감쌈으로써 정보흐름은 획기적으로 빨라진다.

김연아와 같은 수년간의 집중된 반복 연습은 수초화를 강화한다. 전문가란 말이 나는 제비를 밟고 올라간다는 성어 ‘마답비연’의 속도로 연결이 비약적으로 일어나는 사람이다.

미엘린 수초가 감기는 마지막 부위이자 인간 두뇌의 핵심은 전전두엽이다. 특히 배외측 전전두엽은 목적의식을 만들어주는 영역으로 인간 현상의 본질이다. 중요한 임무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놓지 않는 것이다. 거친 충동을 억압하고 보상을 지연하며 주의를 오래 유지시켜준다. 성공적 삶에 결정적이지만 가장 늦게 진화된 영역이라 매우 취약하다. 쉽게 무뎌지고 약화된다. 뇌과학자 골든버그는 “느슨하고 옆으로 샌다”고 표현했다.

좋은 소식은, 나이에 상관없이 인지훈련을 하면 계속 증진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이웨이가 뚤리게 되면 10년 아니 일생을 걸고 집중할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신경세포다발이 생성된 것이다. 그러려면 많은 양질의 정보의 유입이 이뤄져야 한다.

해마에 저장된 기억을 불러오는 일도 이 영역의 임무인데 인간 기억의 용량은 거의 무한대인데 반해 기억을 불러오는 전전두엽의 힘은 사람마다 다르다. 뇌기능이 강화된다는 것은 첫째, 기억 창고인 해마에 양질의 많은 정보가 쌓이는 것, 둘째 그것을 불러오는 전전두엽의 내적 경로가 강화되는 것이다. 모두 인지훈련으로 가능하다.

뇌에 5분만 산소 공급이 안되면 수명을 잃는다. 인간에게 생명 유지를 위한 마진이 이리 적게 주어진 것은, 미토콘드리아의 활동성 때문이다. 우리 몸 건조질량의 2분의 1을 차지하는 미토콘드리아가 에너지를 만드는데 산소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뇌는 산소와 포도당을 먹이로 한다. 뇌에 산소를 공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유산소운동이다. 운동을 하면 뇌에 산소가 충전된 혈액이 공급되어 뇌가 최적의 상태가 된다. 운동이 신체 건강을 넘어 뇌 건강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는 과학적 근거이다.

미국 동부 네이퍼빌 센트럴 고등학교는 0교시 체육수업을 통해 신체, 정신건강 뿐 아니라 성적의 괄목한 향상을 기록했다. 뇌의 건강을 원하면 뇌에 운동화를 신겨주자. 뇌는 자극과 산소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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