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원전 마피아 조명 “대한민국 원전은 안전한가”

입력 2014-06-1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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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SBS)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고리원전 1호기 등의 현장 점검을 통해 대한민국 원자력발전소의 안정성을 확인하고, 속칭 ‘원전 마피아’의 실체와 원전비리가 형성되는 구조적 원인을 분석, 방사능의 위험 앞에 서 있는 한국 원자력 산업계의 현실을 진단해본다.

평소와 다른 출근길, 렌터카를 타고 회사가 아닌 시내의 한 모텔로 향한 남자는 그 날 저녁, 모텔에서 목을 매고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도 남기지 않은 갑작스러운 죽음. 현장에서 발견된 건 검찰로부터 받은 출석통보서와 명함이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의 직원이었던 숨진 김씨는 원자력발전소 납품비리사건에 연루되어 1억여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던 중이었다. 원전비리에 대한 대대적인 검찰수사로 이미 부하직원은 구속된 상황이었다. 주요 피내사자였던 김씨가 죽음으로 감추고자 했던 것은 국내 최고보안등급의 원자력발전소 안에 존재하는 비밀스럽고 위험한 관행에 관한 것이었다.

지난 달 원전비리에 관해 아는 사람들을 찾는 제보를 낸 후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진실을 알리기로 한 제보자들을 조심스럽게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김씨의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입을 모으며, 대한민국 원자력 산업계의 가려진 실상을 적나라하게 이야기했다.

원자력발전소의 심장인, 원자로의 안전과 직결되는 주요 부품부터 위급 시 작동해야 하는 보조 부품까지 납품업체로 빼돌려졌고, 외양만 새것처럼 바꿔 재 납품됐다. 이 모든 것은 원전 직원들과 납품업체 간의 모종의 거래로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는 향응이 제공되며 수천, 수십억 원의 금품이 오고갔다. 이른바, ‘원전 마피아’의 실체였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원전 시설 내의 크고 작은 사고들도 은폐되어 왔다는 것이다.

‘사고’는 ‘사건’이 되었다. 2012년 2월, 계획예방정비 중이던 고리원전 1호기에서 점검과정의 실수로 외부 전원이 차단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그런데, 위기를 대비한 비상디젤발전기마저 작동하지 않으면서 12분 동안 전원 공급이 완전히 중단되는 ‘블랙아웃’이 발생했다. 원전 시설의 정전사고는 자칫하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처럼, 원자로의 온도상승으로 핵 연료봉이 녹아내리는 중대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사고는 당시 관계자들의 조직적인 은폐로 한 달이 지나서야 공론화되었다. 그 날, 원전에는 수십 명의 직원들이 있었다. 그런데, 모두가 침묵하는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대한민국 전기 공급의 약 30%를 담당하고, 가장 안전하게 유지 관리되어야 할 원자력발전소의 비리에 관한 보도가 나오면서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가운데, 고리1호기는 다가오는 2017년에 가동 재연장 여부를 선택해야 할 기로에 놓여있다.

30년의 설계수명 만료 후, 10년의 연장 운영 승인으로 현재 36년째 가동 중인 고리원전 1호기. 일련의 납품비리사건과 기기결함 등의 사고로, 고리1호기의 안정성에 대한 논란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한수원을 포함한 원자력 산업계에서는 원전의 안정성을 피력했으나,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는 고리1호기의 폐쇄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에 한수원은 ‘그것이 알고 싶다’ 측에 고리1호기 내부를 공개했고, 제작진은 방송 최초로 방사능제한구역까지 접근하며 고리1호기 깊숙이 들어가 볼 수 있었다.

14일 밤 11시 15분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한국 원자력 산업계의 현실과 그 속에 숨어있는 진실을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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