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전! 테크리더] 지구상에 없던, 세상을 바꿀 신소재… 효성 ‘폴리케톤’ 사업단

입력 2014-06-02 10:17 수정 2014-06-0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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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만 해라” 10년간 500억 경영진 전폭적 지원

▲효성 신소재 개발 팀원들이 19일 오후 안양 효성기술원에서 폴리케톤으로 만들어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노진환 기자 myfixer@

‘월, 화, 수, 목, 금, 금(토), 금(일).’ 주말을 잊고 신소재 개발에만 매달렸다. 경영진은 연구원들이 연구개발(R&D)에 전념할 수 있게 500억원을 지원했다. 결국 강산이 변한다는 10여년 만에 소재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신소재를 개발해 상용화했다. 효성 ‘폴리케톤’ 사업단이 이뤄낸 성과다.

폴리케톤은 1938년 나일론 이후 소재업계에서 75년여 만에 개발된 고분자로, 지구상에 없던 물질이다. 폴리케톤은 기존 나일론·폴리아세탈·알루미늄 등의 소재 대비 물성과 가격 경쟁력이 탁월하다. 이에 자동차·전기전자 등 부품산업을 주도할 핵심 소재로 손꼽힌다.

폴리케톤이 갖고 있는 장점과 활용도가 무궁무진한 덕분에 효성보다 앞서 개발에 나섰던 곳이 적지 않다. 쉘,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같은 세계적인 석유화학 업체들이 수백명의 연구원을 투입하고 조 단위의 자금을 쏟아부었으나 실패했다. 그러다 보니 효성의 폴리케톤 개발·상용화에 관련 업계의 이목이 자연스레 집중됐다.

이원 폴리케톤 사업단 단장(전무)은 “우리가 이뤄낸 성과에 대해 동종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지대하다”며 “다른 곳에서 폴리케톤을 개발할 가능성이 전무하다고 확언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10~20년, 혹은 그 이상 효성이 독자적으로 폴리케톤 관련 사업을 즐기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폴리케톤 개발의 모든 과정이 난관의 연속이었다는 이들은 상용화의 공을 경영진 앞으로 돌렸다. 이 단장은 “신소재 개발의 핵심은 연속 생산이 가능한지 여부”라며 “자체 개발한 기술과 설비에 대한 디자인, 오퍼레이팅 등 다양한 기술을 하나로 집약해 상용화하기까지 숱한 난관이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돈이 된다고 하면 해외에서 기술을 사와 매출을 올리려 하는 게 일반적인 기업 정서”라며 “성공을 예측하기 힘든 기술을 개발하는 데 10여년이란 긴 세월을 기다려 준 경영진이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현재 1000톤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춘 효성은 2015년까지 연산 5만톤 규모로 폴리케톤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국내외 소재기업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특히 해외 파트너들의 지대한 관심을 반영한 것이다.

효성기술원 Enpla 소재개발팀 조경태 팀장(부장)은 “지금까지 생산된 폴리케톤은 모두 팔렸고, 재 발주가 오고 있다”며 “유럽이나 미국지역 구매자들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쉘이 폴리케톤 상용화에 실패하긴 했으나, 유럽에 파일럿 제품을 공급한 흔적이 남아있다 보니 (바이어들이) 어떤 용도로 사용하면 될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효성기술원 Enpla 소재개발팀 이종 부장은 “생산 공장 건설을 비롯해 글로벌하게 사업이 진행되다 보니 주말도 없이 매일 출근해 밤 10~11시 퇴근하는 것 같다”며 “그럼에도 우리가 개발한 폴리케톤이 소재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신소재로서, 대한민국의 자존심이 될 것을 생각하면 힘든 줄 모르겠다”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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