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골퍼 스커트 길이의 경제학

입력 2014-05-1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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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LPGA)

“여자프로골프 대회장에는 볼거리가 또 하나 있다. 요즘은 미모와 실력을 갖춘 여자선수들이 많다. 경기를 보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골프 대회장을 찾은 남성 갤러리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샷 대결만큼이나 선수들의 패션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이다. 몸매가 그대로 드러날 만큼 몸에 착 달라붙는 팬츠는 물론 과감한 색상의 의류가 골프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스커트 길이가 큰 관심사다.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짧아진 스커트 길이는 기업의 후원과 미묘한 상관관계가 있어 더욱더 눈길을 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스커트 길이가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경우는 없었다. 대부분 클래식한 느낌으로 패션성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기업 후원도 많지 않았다. 박세리(37·KDB산은금융), 김미현(37), 박지은(35) 등 한국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명성을 날렸지만 삼성, CJ 등 몇몇 대기업의 특정 선수 후원을 제외하면 기업 후원은 기대할 수 없었다.

여자프로골퍼에 대한 후원에 봇물이 터진 것은 2000년대 중반부터다. 실력과 미모를 갖춘 ‘세리키즈’들이 대거 등장, 관중몰이에 절대적 영향을 미쳤다. 김하늘(26·KT), 김자영(23·LG) 등 실력파 미녀 골퍼들을 보기 위해 골프장을 찾는 남성 갤러리는 급속도로 늘어났다.

필드 위 꽃바람은 기업 후원으로 이어졌다.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여자프로골퍼 후원은 유행처럼 번져갔다. 후원 방법도 독특해서 지금까지 1~2명에게 집중 투자됐던 방식에서 벗어나 5~10명의 선수에게 분산 투자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구단이 생긴다’라는 말이 나올 만큼 신규 구단 창단은 끊이지 않았다. 선수 선발 조건을 공개하는 구단은 없지만 대부분 실력과 준수한 외모를 지닌 선수로 실력만큼이나 외모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유응열 SBS골프 해설위원은 “제2금융권이 선수 후원에 적극성을 보였던 2000년대 중후반과 시기적으로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무리한 선수 후원보다 내실을 다지자는 분위기다. 많은 선수를 후원하기보다 일부 선수에게 집중 투자하는 방식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거품이 빠지는 시기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여자선수들에 대한 후원은 눈에 띄게 줄었다. 새롭게 창단하는 구단도 거의 없었다. 일부 톱프로들은 계약 기간 만료 후 새로운 스폰서를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대해 유응열 프로는 “실력과 패션 감각을 동시에 갖는다면 팬 서비스 차원에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골프선수는 골프 실력으로 모든 것을 입증해야 한다. 실력은 점점 퇴보하면서 외모(의상)만 화려해지는 선수는 스스로 상품가치를 눈요깃거리로 전락시키는 행위다. 외모로 주목받기보다 실력을 키우는 것이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 가장 좋은 비결”이라고 지적했다. 사진=KLPGA

오상민 기자 golf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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