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홀대 받는 국제영화제 수장작, 왜?

입력 2014-04-1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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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타공인’ 작품성… 재미는 부족

▲사진 = 한공주

지난 2012년 여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날아온 낭보에 한국 영화계가 들썩였다. 김기덕 감독의 18번째 작품 ‘피에타’는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거머쥐었다. 한국 영화사상 초유의 일이었던 만큼 각계각층의 국위 선양 발언이 이어졌지만 ‘피에타’는 여느 다양성 영화와 마찬가지로 국내에서 철저히 외면받았다. 개봉관 확보에 따른 어려움은 물론이고, 상영극장 대부분이 1개관, 교차 상영으로 운영돼 해외영화제 최고상을 무색하게 했다.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에도 냉혹했던 영화계에 저예산 영화 ‘한공주’와 ‘10분’이 다시 한번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제작 규모는 작지만 배우들의 호연과 깊이 있는 스토리, 연출력 등을 갖춘 작품들이 경쟁력을 입증하며 국내 관객의 마음을 노크하고 있다. 17일 개봉을 앞둔 천우희 주연의 ‘한공주’는 제13회 마라케시국제영화제 금별상, 제43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타이거상을 수상했다. 두 부문 모두 영화제 최고상이다. 또 제16회 도빌아시아영화제에서는 심사위원상, 국제비평가상, 관객상 등을 휩쓸며 3관왕에 올랐고, 제28회 스위스 프리부르국제영화제 대상도 ‘한공주’였다. 최근에는 독립영화 ‘10분’이 제38회 홍콩국제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하며 한국영화로는 봉준호 감독의 ‘플란다스의 개’,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에 이어 세 번째 성과를 거뒀다.

전문가들은 해외영화제에서 성공한 작품들의 국내 흥행 실패에 대해 상업영화 위주의 개봉 환경과 대중성 결여 그리고 열악한 제작 현실을 들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고 해서 ‘재미’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 작품성은 흥행성, 대중성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디렉터스컷 대표 이현승 감독은 “김기덕의 수상은 자랑스러우면서도 부끄럽다. 그의 수상에 한국 영화계가 해준 것은 없다. 제작비의 대부분은 자비와 해외 판매 수익으로 충당됐다”고 말했다.

CJ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멀티플렉스의 극장 독식도 이 같은 현상에 부채질한다는 분석이다. 한 독립영화 제작 관계자는 “영화 배급을 함께하는 대형 멀티플렉스의 경우 자사 영화를 개봉하기에 급급하다. 특히 흥행작의 경우 너도나도 개봉관을 늘리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이 나이에도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극찬한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말처럼 ‘한공주’에 영화 관계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공주’의 장보경 대표는 “당초 ‘한공주’의 개봉관이 10~20개 정도로 예상됐지만 잇따른 수상 소식과 시사 후 좋은 평가로 개봉관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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