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초대석]이정식 파워콤 사장

입력 2006-05-19 09:04 수정 2006-05-1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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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서비스 창출로 한계를 넘는다"

"LG텔레콤의 남용 사장은 최근 '알바트로스'(더블이글)를 기록할 정도로 골프실력을 뽐내고, 박종응 데이콤 사장도 80대 중반으로 칩니다. 저는 90대 '언저리'정도죠. 제가 제일 못칩니다."

이정식 파워콤 사장이 두달만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처음 끄집어 낸 화제는 골프였다.

소위 LG그룹의 '통신 3인방'인 남용 LG텔레콤 사장, 박종응 데이콤 사장, 그리고 이정식 파워콤 사장은 매주 만나서 그룹내의 유무선 통신사업에 대한 전략회의를 갖는다. 매주 머리를 맞대다 보니 자연스럽게 골프도 자주 친다는 얘기다.

이날 이사장은 경쟁이 치열하기로 둘째라면 서러워할 통신업계 전쟁을 진두지휘하는 지휘관이 골프를 화제로 내세울 정도로 지난 1월 취임 때 보다 한결 여유로워진 모습이 역력했다. 여기에는 파워콤을 포함한 그룹 내 통신 3사의 실적 개선이 한 몫을 했다.

LG텔레콤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 1063억원, 당기순이익 105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에 비해 131%, 당기순이익은 무려 321%나 늘어난 창사이래 최대의 실적이다. 데이콤도 20여년 만에 최고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데이콤은 1분기에 영업이익 483억원, 당기순이익 316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73.3% 늘었고, 순이익은 107.8%나 늘어난 기록이다.

파워콤 역시 초고속 가입자 수가 매월 7만~8만명씩 증가하고 있고 이틀 후면 총 가입자가 60만명을 돌파 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조금만 노력하면 9월쯤 100만명 돌파도 무난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성장 원동력은 '서비스 창출'

그룹내의 천덕꾸러기 3총사가 바로 '캐시카우'로 돌변하면서 통신 3인 방의 그룹내 위상도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와 같은 분위기는 올해 초 뒤늦게 초고속 통신사업(소매)에 뛰어든 파워콤의 성장세가 주효했다.

후발주자임에도 포화상태로 평가받는 초고속시장에서 파워콤이 승승장구할 수 있는 이유는 뭘까.

이 사장은 "초고속 시장이 절대로 포화됐다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해당시장에서 고객에게 어떤 서비스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느냐에 따라 불루오션도 될 수 있고 역으로 레드오션의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파워콤은 기술적으로 다른 통신회사에서도 구현할 수 있었지만 가장 먼저 광랜이라는 서비스를 시작해 소비자가 원하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는 것이다. 고객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 시장을 새롭게 세분화할 수 있다는 게 이 사장의 생각이다.

매주 통신관련 사장단 회의를 갖는 것도 바로 각 사간의 '무기'를 조합하여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이 사장은 그렇다고 해도 당장 뭔가를 내놓겠다고 무리수를 둘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방송과 통신이 융합하는 컨버젼스 시대에서 고객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쪽으로 가야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주력인 광랜 사업에 더 치중할 계획이다. 최고속도 100Mbps를 제공할 수 있는 광랜 커버리지를 현재 440만 세대(65%) 수준에서 상반기내 470만세대(70%), 연말까지는 550만세대(81%)로 확대해 전국 아파트의 광랜화를 주도할 계획이다.

일부에서 제기된 하나로텔레콤 인수건과 관련해서도 관심 없다고 강조했다. 광랜고객이 대부분이 파워콤과 일반 가입자 기반의 하나로텔레콤을 합치면 고객 가치 극대화라는 기존의 소신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 원칙과 원론주의자, 미스터 '백 투 더 베이직' 별명

이정식 사장의 별명은 미스터 백 투 더 베이직(back to the basic)이다.

파워콤에 취임한 이후로 임직원들에게 줄 곧 강조해온 것인 '원칙과 원론'을 따라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기업경영은 근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본다. 기본적인 역량과 경쟁력을 확보해 고객의 가치와 연결되면 사업은 성공하기 마련이란게 지론이다.

이 사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특허청 사무관과 통상산업부를 거쳐 96년부터 LG회장실 해외사업팀 이사로 그룹에 합류한 관료출신이다. 2003년부터 2년간 파워콤에서 사업담당 상무로 일한 경력으로 파워콤의 속사정에 대해 누구보다 깊숙이 하는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파워콤이 도매분야의 통신망임대 사업에서 소매분야의 초고속 사업으로 진출하게 된 원인에 대해, "2004년 당시 도매분야만으로 기업의 존재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어쩔 수 없이 초고속 시장을 진출하게 된 것"이라는 속 깊은 얘기도 꺼내 놓았다.

LG그룹의 통신사업 미래에 대해, 그는 "홀인원을 하면 3년간 운이 좋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홀인원보다 어렵다는 것이 알바트로스 아닌가, 남용 LG텔레콤 사장이 알바트로스를 기록한 날 공교롭게 데이콤의 주주총회를 열었고 LG텔레콤은 파워콤의 최대 고객인 만큼 LG그룹의 통신 사업은 앞으로 번창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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